[리포트] 정유사 '복수상표제 유명무실'

앵커>> 정유회사들의 경쟁을 촉진시키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바로 복수상표제입니다. 지난 2001년부터 시행됐는데요. 하지만 이 복수상표제를 하는 주유소는 한곳도 없다고 합니다. 왜 그런지, 박성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복수상표제는 말 그대로 정유회사의 상표를 2개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즉 한 주유소에서 SK와 GS칼텍스, 또는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 간판을 달고 두 회사의 기름을 모두 가져다 파는 제도입니다. SK면 SK, GS칼텍스면 GS칼텍스 한 정유회사와만 거래해야 하는 단수상표제에서는 주유소들이 정유회사에 종속되기 마련이지만 복수상표제가 실시되면 주유소들은 저마다 더 싸게 기름을 제공하는 정유회사와 거래를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정유사들은 기름을 더 많이 공급할 수 있도록 가격 경쟁도 해야 합니다. 그러나 정유사들의 담합을 막고 경쟁을 촉진시키기 위해서 지난 2001년 도입된 이 복수상표제가 사실은 유명무실해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INT 양재억 전무 한국주유소협회] “시행초기에 약 2백군데가 신청을 했지만 현재 시행하는 곳은 한곳도 없다” 주유소들은 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정유회사를 고르고 싶어했지만 정유회사들은 이를 싫어했습니다. [INT 양재억 전무 한국주유소협회] “정유사들의 반발이 많았죠. 카드시스템을 떼가기도 하고 실제 폴사인을 가져가기도 하고..” 결국 정유사들의 압박을 받은 신청사들은 아예 상표를 떼버렸습니다. 바로 무폴제 주유소입니다. [INT 무폴제 주유소 운영자] “복수폴을 하겠다. 비상표와 SK하고 해서 팔겠다 하니깐 그렇게는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하면 SK를 떼가겠다..” 일부 용기있는 주유소 몇몇을 제외하고는 복수상표제는 감히 엄두를 못내게 됐습니다. 복수상표제는 사실 차선책이었습니다. 정유회사의 경쟁을 촉진시키기 위해 상표표시제를 아예 폐지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정유사들의 반발로 복수표시제 실시로 타협을 본 것입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정유회사들의 횡포로 유명무실해졌고 지난해 정유사들은 대규모 이익을 봤습니다. 와우TV뉴스 박성태입니다. 박성태기자 st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