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화씨 호암아트홀서 29일 '첼로인생 50연' 독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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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피아노와 클래식 기타를 익혔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지만 그다지 재미가 없었다.
동생이 곧잘 켜는 바이올린은 자세가 힘들 뿐 아니라 고음도 잘 맞지 않았다.
그런 소녀에게 어머니가 초등학교 졸업선물로 사준 첼로는 왠지 다른 악기와 느낌이 달랐다.
손에 쥐는 순간부터 내 악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첼로를 배운 지 순식간에 반세기가 지나 버렸다.
소녀의 이름은 정명화다.
한국을 대표하는 첼리스트 정명화(61)가 첼로 인생 50년을 기념하는 독주회를 오는 29일 호암아트홀에서 갖는다.
이날 무대에서 정씨는 피아티고르스키가 편곡한 하이든의 '디베르티멘토',멘델스존의 '첼로 소나타 D장조',이영조의 '도드리',쇼팽의 '화려한 폴로네이즈' 등을 특유의 우아한 표현력과 안정된 기교에 담아 들려준다.
피아니스트 강충모가 함께 호흡을 맞춘다.
정명화는 1961년 뉴욕 줄리아드 음악학교에 입학,레너드 로즈 등 거장에게 수학했다.
1967년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재단상 수상을 시작으로 수많은 콩쿠르에서 입상했으며 1969년 주빈 메타가 지휘하는 LA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국제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어 1971년 동생 정명훈을 반주자로 동반하고 참여한 제네바 국제음악콩쿠르에서 1등을 차지하면서 유럽 무대에도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정명화는 동생인 정경화(바이올린),정명훈(피아노)과 함께 78년 '정 트리오'라는 실내악 트리오를 만들어 '뛰어난 재능을 가진 형제'라는 찬사를 받으며 세계무대에서 주목받기도 했다.
정씨는 음악 외에 유엔 마약퇴치기구의 초대 친선대사,한국 유니세프 친선대사 등 민간 외교사절로도 많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는 데 진력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호암아트홀이 기획한 '한국의 클래식 스타 시리즈' 첫 번째 시간으로 오는 6월30일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9월9일 피아니스트 강충모의 무대로 이어진다.
(02)751-9607∼10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