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모럴헤저드] 합병은행들서 '사고 빈발'..어디서 많이 발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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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과 비교해 2004년 사고 금액이 급증한 금융권은 은행과 카드사 등이다.
은행들의 사고금액은 2003년 8백57억원에서 지난해 1천3백2억원으로 52% 늘었으며,카드사 등 비은행 금융회사들은 7백4억원에서 1천5백42억원으로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증권업계와 보험업계도 사고금액이 늘긴 했지만 증가 수준은 미미한 편이었다.
은행권에서 지난해 사고 건수가 많은 곳은 하나 농협 국민 조흥 외환 우리 한국씨티 등의 순이었다.
이중 하나 조흥 한국씨티 등은 합병의 회오리 속에 놓여있던 은행이다.
지난해 40건의 사고가 터진 하나은행은 2002년 12월 서울은행을 합병한 뒤 현재까지 단일 노조도 구성하지 못하는 등 체제가 완전히 정비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2월 4백억원대의 직원 횡령사고가 터졌던 우리카드 역시 우리은행과의 합병을 한 달 앞두고 있었다.
지난해 사고건수 4위로 최근 4백억원대의 사고가 발생한 조흥은행 역시 신한은행과의 합병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씨티은행과 한미은행의 합병으로 탄생한 은행이다.
이와 더불어 '대마다사(大馬多事)'도 극복해야 할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지역조합 점포까지 합쳐 지점 수가 4천여개인 농협과 리딩뱅크인 국민은행이 지난해 사고 건수 기준으로 각각 은행권 2위와 3위로 나타났으며,보험업계 선두주자인 삼성생명(19건)과 삼성화재(12건)도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다른 보험사에 비해 사고가 많았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는 법이지만 대형사일수록 내부통제 시스템 확립에 더욱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외국계 금융회사 중에선 알리안츠생명이 13건으로 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