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가족] 급변하는 세계‥ 한국은 어디로?

"미국의 일방적 대외 개입과 우월주의는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미국 하원 외교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치학자 찰스 쿱찬은 이렇게 주장한다. 모든 강대국은 몰락할 수밖에 없으며 미국 역시 예외일 수 없다는 것. '미국시대의 종말'(황지현 옮김, 김영사)에서 그는 그 이유와 대응책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그는 유럽연합의 부상과 디지털 자본주의 사회의 등장으로 유럽과 북미의 '서구세계'는 분열되고 다극체제의 국제사회가 형성된다고 내다본다. 동지였던 유럽과 아시아가 거대세력을 형성해 미국을 위협한다는 것. 따라서 다극 체제에서 세계평화를 지속하려면 일방적인 대외 개입을 자제하고 결속과 견제를 위한 새로운 국제기구(세계이사회)를 설립해야 한다고 그는 설명한다. 아울러 공동체적 정체성을 강화하고,인터넷을 활용해 국가를 초월한 보편적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세계체제의 변화 속에서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한국,어떤 미래를 선택할 것인가'(송호근 지음,21세기북스)를 참고할 만하다. 저자는 참여정부의 실책을 '이념과잉'과 '정책 빈곤'으로 요약하면서 정확한 시대판단과 명쾌한 상황인식이 있어야 진보정치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고 조언한다. '재정 건전성·경제 성장·복지와 분배'의 삼각구조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트라이 딜레마,비정규직과 반기업정서 문제,대북관계를 포함한 거시적인 세계인식틀 부족 등이 현재 진보정치의 덫이라는 의견이다. 따라서 이런 덫에서 벗어나 실리위주의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특히 386세대와 포스트386세대의 분화에 주목하면서 포스트386세대에 성찰의 양식을 공급하고,실용주의를 바탕으로 이념적 양극단 사이에 중첩된 자유주의의 영역을 확대하라고 제안하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