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주자들 "네티즌 방가방가"

이른바 '홈피(홈페이지) 정치'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없는 사이버 공간에서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불특정 다수에게 직접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여권의 대권주자 가운데에선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단연 눈에 띈다. 최근 모친상을 당한 정 장관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애절한 '사모곡'을 올려 네티즌의 가슴을 울렸다. 정 장관은 '어머님을 그리며'란 제목의 글에서 "어머님은 평소에 '나를 아끼듯이 남을 아끼라'고 당부해 왔다"며 "이제 그 은혜에 보답하는 길은 생전에 어머님이 저에게 내리신 뜻을 저버리지 않는 일로 알고 성심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다진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홈페이지에 'GT생각' '일요일에 쓰는 편지' 등의 고정칼럼을 통해 지지자들과 '사이버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 장관은 칼럼에서 국민연금,저출산 문제,노인대책 등 보건복지부와 관련되는 주요 현안뿐 아니라 일본의 역사왜곡,동북아균형자론 등 정치 일반에 대해서도 자신의 솔직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야권의 대권 예상주자 중에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홈피정치'의 1인자로 꼽힌다. 박 대표의 미니홈피 방문자 수는 9일 현재 270만명에 달할 정도로 네티즌 사이에서 말그대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미니홈피의 히트비결은 인간 박근혜를 가장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박 대표는 어린 시절 가족사진과 단전호흡 장면 등 다양한 사진을 올리고,동생 지만씨의 결혼과 조카의 탄생을 기다리는 감회를 적는 등 일상적인 개인사를 공개해 네티즌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각종 대권 예비후보 여론조사에서 인기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고건 전 국무총리도 9일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입성했다. 최근 대학생들과 잇따라 '호프미팅'을 갖는 등 젊은이들과의 접촉을 늘리고 있는 고 전 총리는 미니홈피 개설을 계기로 한층 더 젊은이들과의 소통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어서 오십시오! 젊은 가슴으로 통해 봅시다'라는 인사말과 함께 미국의 시인인 새뮤얼 울만의 '청춘'이라는 시를 소개한 것은 이를 잘 반영해준다. 이밖에 이명박 서울시장은 미니홈피에 가족사진을 공개하는 등 남다른 열성을 기울이고 있으며 손학규 경기지사도 그가 직접 진행을 맡는 인터넷 음악방송을 준비 중이다. 박해영?양준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