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號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 외국인 연구원
입력
수정
그는 "KIST 등 정부 연구소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선 실질적으로 글로벌화에 도움이 될 외국인 정규 연구자들을 보다 많이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플러리 박사는 나름대로 한국에 대해 '잘 안다'고 자부한다. 파리13대학에서 재료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영국 네덜란드 미국에서 연구경험을 쌓은 후 아내의 나라인 한국에 자리를 잡은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한국에서도 전력연구원과 연세대에서 다년간 연구를 하다가 2003년 말 KIST 정식 연구원으로 채용됐다.
"10년 가까이 한국에서 연구원으로 지내면서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느꼈던 건 주택 마련이나 아이 교육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였지요." 특히 플러리 박사가 주로 몸 담았던 학교나 정부 연구소의 경우 기업과는 달리 예산 등 현실적 문제로 인해 해외 연구원에게 과감하게 투자하기 힘든 형편이다. KIST는 이에 따라 그동안 포스닥(Pos-Doc) 등 잠시 머무는 학생들만 주로 받게 돼 "외국 학생들에게 알짜 기술만 실컷 가르치고 떠나보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듣고 있다.
플러리 박사는 "KIST가 꼭 필요한 인력 채용에 있어선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연구 분위기도 보다 개방적으로 변화될 필요성이 있습니다." 플러리 박사는 "한국 연구소에서는 외국에 비해 활발한 토론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배워가는 분위기가 없어 보인다"며 "각자 맡은 연구에만 몰두하다 보니 조금은 경직된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국내외 연구자들 사이에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점도 상당한 어려움으로 느껴진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국에서는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연구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프랑스에 비해 오히려 많아요. 앞으로 보다 많은 외국 연구자들이 한국에서 일할 수 있도록 적극 도울 계획입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