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규제 4조2000억 투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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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규제로 인해 4조2000억원에 이르는 국내외 대기업의 투자가 발목이 잡힌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대기업이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 투자가 당장 3조6400억원 규모에 이르고 5억달러에 달하는 외국첨단기업의 공장 투자도 지연되고 있다.
이들 국내외 기업의 투자가 늦춰지거나 무산될 경우 1만3000여명의 일자리 창출도 물거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경기도와 각 기업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 6곳이 수도권에 3조6400억원을 투자해 첨단 LCD부품공장 건설 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수도권 규제로 인해 투자를 못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계열 4개사가 현재 조성 중인 파주 LG필립스LCD 단지 옆에 추가로 3조5000억원을 들여 30만평 규모의 LCD공장을 지으려 하지만 대기업의 수도권 공장 신설 금지 규제에 묶여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LG관계자는 "현재 공사 중인 파주 LG필립스LCD 7세대 공장과 협력을 위해선 부품모듈 등의 LCD관련 공장을 추가로 지어야 하는데 외투기업인 LG필립스LCD와 달리 국내 대기업들은 수도권 규제를 받아 투자에 엄두를 못내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에 투자를 결정한 외국 첨단기업 5곳도 상반기 중에 공장을 착공할 계획이지만 지난해 말로 끝난 첨단 외국기업 공장 신?증설 허용기간이 연장되지 않아 착공에 애로를 겪고 있다.
특히 미국 3M은 6000만달러를 투자,경기도 장안 금의지구에 오는 26일 LCD편광필름 공장 기공식을 갖기로 했으나 자칫 기공식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또한 일본 NHT(1억5000만달러)는 대기업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부득이 전체 투자금액의 일부만을 투자하는 편법을 통해 공장의 일부만을 세운 상태다.
이 밖에 투자결정이 임박한 독일 A사,영국 B사 등의 최종 투자결정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경기도 관계자는 밝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산업자원부는 지난 9일 열린 수도권발전대책협의회에서 25개 첨단업종에 대해 외국투자기업의 공장 신?증설 연장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전체 회의에선 결론을 못냈다.
손학규 경기지사는 "국내 대기업들은 외국기업에 역차별을 받아왔다"며 "투자 대기 중인 기업에 대해선 외투기업 신?증설의 허용을 연장할 때 함께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