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튀는 직원교육] 범생이는 NO! '전사형 일꾼'을 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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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안 이론교육은 필요없다.’
‘글로벌 시각을 넓히고 실무에 도움이 되는 커리큘럼만이 유용할 뿐이다.’
기업들이 교육 스타일을 바꾸고 있다.
회사의 사규나 경영철학을 가르치던 과거 이론 중심의 신입사원 교육은 찾아보기 힘들다.
입사와 동시에 실전형 일꾼을 가꾸는 체험 중심의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학점이 뛰어난 ‘범생이’스타일 보다는 젊은 패기를 갖고 학창시절에 다양한 경험을 갖춘 인재를 선호한다.
이들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고경영자가 직접 교육 현장에 나와 ‘새로운 50년을 이끌어 갈 인재가 되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같은 변화에 따라 최대한 튀지 않는 것을 덕목으로 여기던 신입사원들도 자세를 바꾸고 있다.
자신의 끼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직장을 선호하고 극기훈련에서부터 군대생활과 맞먹는 힘든 과정도 너끈히 견뎌내고 있다.
기업들은 임직원 교육에도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예전처럼 구색갖추기식 이론과 교양중심의 교육보다 실제 경영 일선에서 도움이 되는 MBA(경영학 석사),지역전문가 과정 등을 개설하고 전문인력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입사원을 실전형 전사로 키운다
'교육의 삼성'을 강조하는 삼성은 신입사원 교육에 무려 1년을 투자한다.
4주간의 신입사원 교육에 이어 10개월의 OJT(직무적응교육)를 삼성맨 교육의 필수코스로 잡고 있다.
이 과정을 견뎌내지 못하면 '삼성맨'으로서의 대접은 기대조차 할 수 없다.
LG전자도 군대 병영생활과 맞먹는 높은 강도로 신입사원을 교육시키고 있다.
입사와 동시에 강도 높은 실무경험과 치열한 현장경험을 병행시키며 '21세기형 글로벌 전사'로 키워내고 있다.
SK는 신입사원 교육에 산악패기훈련과 모의경영게임을 접목시켜 기획 조직 구매 등의 현장지식을 심어주고 있다.
새내기 직원들은 산악행군을 하면서 재료를 직접 사고 파는 등 상황해결 능력을 키운다.
대한항공은 신입사원 전원을 1박2일간 숙박시키며 각 사업본부 직무에 대한 프레젠테이션 및 인력개발본부 선배들과의 1 대 1 면담 등을 개최하는 등 처음부터 강도 높게 담금질을 한다.
기업들이 과거의 이론 중심 교육에서 이처럼 체험 중심의 교육으로 바꾼 것은 신입사원들을 전사형 일꾼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한가롭게 회사의 이념과 기본 교육을 시키며 앉아 있기에는 글로벌 경쟁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기업들은 어디에 내놔도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전사형 일꾼'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이제 기업들은 평범하게 생활한 '범생이'보다 적극적인 사고와 패기를 갖춘 인재를 선호하고 있다"며 "이들을 집중 육성해 21세기 경쟁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키우는 데 신입사원 교육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임직원 교육도 강화된다
기존 임직원 교육의 강도 역시 세지고 있다.
입사 연차에 따라 자동으로 승진하던 인사시스템은 이제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얘기가 되다시피 했다.
기업은 직급에 맞는 인재육성을 위해 끊임없이 재교육에 나서고 있다.
이에 부응하지 못하는 직원은 과감히 도태시키고 있다.
그만큼 임직원 교육의 질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에서 임원으로 승진하려면 반드시 7박8일간의 극기훈련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기간 임원 승진 대상자들은 최고경영자(CEO) 강의,골프매너 등의 소양교육과 함께 암벽등반 등 체력테스트까지 거친다.
LG에선 전 계열사 임원들이 3박4일 일정으로 경남 창원 혁신학교에서 극기 훈련을 받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중국전문가 육성을 위한 MBA과정을 별도로 개설하고 미국 와튼스쿨에 최고경영진을 보내 선진 경영기법을 배워오도록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그룹도 정몽구 회장이 '기업 경쟁력은 사람에 달려 있다'고 강조하면서 사내에 핵심인재 육성을 위한 직무연수와 사내 MBA과정을 강화하고 있다.
SK는 사내에 사관학교 수준의 임원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비교적 앞선 지난 94년부터 임원육성제도(EMD)를 운영하고 각 계열사의 경영을 전담할 최고경영자를 조기 발굴하고 있다.
미니 MBA과정인 '썬더버드'프로그램을 비롯,미국 카딘대학과 손잡고 선진경영기법 습득 및 어학능력 향상을 위한 온라인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대한항공도 임직원 교육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조양호 회장은 지난 2003년 서울대 경영대학원과 공동으로 임원 대상 MBA를 개설하면서 "아무리 회사가 어려워도 교육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대한항공의 경영철학은 '기업은 곧 인간'이라고 주창했던 고 조중훈 창업주 때부터 이어져오고 있다.
대한항공은 매년 20∼30명의 신규 임원들은 선발,4개월간 회사에 나오지 말고 서울대에서 집중적으로 강의를 듣도록 하는 파격적인 교육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