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부동산 시장 정상화로 가는 길

羅城麟 정부가 그 동안의 부동산관련 대책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한다. 한마디로 참여정부가 이제야 시장의 쓴맛을 제대로 느낀 것 같다. '임기 내에 반드시 부동산투기를 근절하고 부동산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느니 '경제가 침체되더라도 부동산가격을 반드시 잡겠다'고 큰소리쳤지만 이것은 시장을 너무 몰랐던 것이다. 시장원리란 지극히 간단하다.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 가격이 올라가고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 가격이 내려가는 것이다. 그리고 수요엔 실수요뿐 아니라 투기적 수요도 있다. 이러한 시장원리를 무시하고 가격상승을 막기 위해 정부가 온갖 규제로 수요를 억눌러 보았자 한계가 있는 것이다. 가격이 잠시 주춤하겠지만 초과수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언젠가 가격이 오르게 마련이고 이러한 사실을 아는 투기꾼들은 투기적 수요를 보이게 마련이다. 이러한 시장원리를 제대로 모르는 무능한 아마추어 전문가나 정부 관료들은 세금으로,혹은 규제로 가격을 안정화시킬 수 있다고 과신하는 것이다. 이런 자들이 지금까지 대통령을 오도해온 것이다. 참여정부 2년 동안 부동산대책의 특징은 '규제 중심''세제 중심''분배 중심'으로 요약된다. 가격폭등의 근본원인은 제거하지 않은 채,온갖 행정규제와 세제강화로 수요를 억제하려 했고,종합부동산세,소형평형 의무화,소셜 믹스(social mix) 등의 분배정책까지 끼워넣어 문제의 해결을 더 어렵게 했다. 분배정책은 가격폭등의 주역인 중대형 아파트 공급을 줄임으로써 오히려 가격폭등을 조장했다. 이 모든 것이 시장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어리석은 정책들이다. 자유시장경제에서 모든 사람들은 이기적으로 행동한다. 조금의 이익이라도 보이면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다. 이것이 부족한 가용자원으로 최대의 생산을 창출하는 시장의 원동력이다. 물론 이러한 시장기능이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정부가 시시콜콜 개입해 모든 자원배분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더 큰 실패를 초래하게 된다. 사회주의경제의 실패가 그 증거이다. 부동산가격 불안정의 요체는 강남을 포함한 일부지역의 가격 급상승이고 그 근본 원인은 크게 네 가지이다. 첫째 저금리로 인해 시중의 부동자금이 풍부해졌으나 부동산 외엔 투자처가 마땅히 없다는 것,둘째 교육평준화 제도로 인해 강남지역의 주택이 만성적인 초과수요 상태에 있고,셋째 생활환경이 좋은 지역 중대형 평형에 대한 초과 수요,넷째 잘못된 부동산관련 세금제도가 그것이다. 이러한 복합적 문제는 세금이나 규제 강화와 같은 한두 가지 정책으로 단기간에 해결될 성격의 것이 아니다. 따라서 임기 내에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조급증을 버리고 이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동시에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보유세를 강화하고 거래세를 완화해 부동산 관련 세제를 정상화는 것은 옳은 방향이나 누진적인 요소를 지나치게 강화하거나 세수증진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정상화를 저해하는 것이다. 둘째 신도시,강북개발,강남지역 재건축 등을 활용한 공급확대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되 여기에도 소형평형 의무화,소셜 믹스와 같은 분배적 요소의 끼워넣기를 삼가야 한다. 셋째 시중부동자금의 투자처 다양화를 위해 경제활성화와 주식·코스닥시장의 기반 강화를 통한 주식과 회사채 수요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평준화제도를 개선함으로써 강북이나 지방에서도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교육을 위한 강남 전입의 필요성을 원천적으로 제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