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션으로 가자] (4) 슬럼지역이 문화도시로

몬트리올 북동쪽 생미셸(Saint-Michel) 지구 2만여평에 위치한 시르크 뒤 솔레이유의 본부 건물 '스튜디오(Studio)'와 '아틀리에(Atelier·제작실)' 2개동은 기업이익의 사회공헌을 상징한다. 원래 생미셸은 쓰레기 처리장과 잡초만이 우거진 슬럼화된 지역이었다. 그러나 1997년 시르크 뒤 솔레이유의 본부가 들어서면서 인근 주변은 쾌적한 문화·예술 공간으로 변모했다. 서커스 제작과 관련된 다양한 직종의 일자리가 창출됐고,상업시설도 하나둘씩 들어섰다. 2003년에는 서커스 단원들이 머물며 훈련을 받는 아파트도 생겨 생미셸 지역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도시로 탈바꿈했다. 시르크 뒤 솔레이유는 나아가 이 지역을 세계 최고의 '서커스 허브(hub)'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차근차근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 2003년 건립된 '토후(Tohu)'는 시르크 뒤 솔레이유 본부 건물을 포함해 '국립 서커스 학교(Ecole Nationale de Cirque)',각종 문화예술 시설을 하나로 엮은 서커스 종합단지다. 또 공연 수익금의 1%를 길거리를 헤매는 청소년을 위해 자선단체 등에 기부한다. 돈이 없어 무대를 마련하지 못한 소형 서커스 단체들을 위해 공간을 무료로 제공하며,전 세계 서커스 업계의 흐름을 한눈에 읽을 수 있는 국제 세미나도 수시로 열고 있다. 인근에서 도넛 가게를 운영하는 나탈리 메이나르드는 "몬트리올에서 가장 낙후됐던 생미셸 지역이 세계적인 서커스 중심지로 발돋움한 것은 시르크 뒤 솔레이유 직원들의 서커스에 대한 열정 때문"이라며 "생미셸은 이미 캐나다 문화상품 수출의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몬트리올=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