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장관급 회담] 권호웅 북측단장, 귀티나는 얼굴에 세련된 매너

13개월여 만에 재개된 장관급 회담의 북측 대표단을 이끌고 있는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는 지난해 14차 평양 장관급 회담에서 전금진 김영성에 이어 세 번째로 북측 단장(수석대표)으로 전격 발탁된 북한 대남사업의 '얼굴'이다. 그는 구김살 없는 표정에,세련된 매너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에 노무현 대통령을 접견,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임무까지 맡게 돼 그야말로 최고 권력의 핵심 측근으로 인정받았다. 비록 나이는 46세에 불과하지만 대남사업의 경력만큼은 누구 못지 않게 화려하다. 2000년 4월 베이징에서 열린 정상회담 비공개 특사 접촉과 준비 접촉 과정에서 북측 대표단 일원으로 참석했고 그해 7월 1차 서울 장관급 회담에서 회담 상황실장을 맡아 회담 전 과정을 조율,당시부터 보이지 않는 '실세'로 통했다. 이전에는 금강산 솔잎혹파리 방제대책 협의,남북 노동자축구대회 준비회담 등에서도 북측 대표로 나왔고 98년에는 '옥수수 박사'로 알려진 김순권 경북대 교수의 북측 안내 업무를 맡는 등 거의 모든 대남사업에 깊숙이 관여해왔다. 김일성대 총학생회장 자격으로 '권민'이라는 가명을 사용해 1996년 미국 버클리대에서 열린 '한반도평화통일 심포지엄'에 모습을 나타내며 일찍부터 대남일꾼으로 활약해온 엘리트다. 역대 단장 가운데 최연소이지만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회담 신동'이라고 치켜세울 정도로 치밀한 계산과 화려한 언변,거침 없는 태도와 박력에 상대방의 심리를 읽어내는 능력까지 갖춘 협상가로 평가받고 있다. 14차 장관급 회담에서 당시 45세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지,미군의 이지스함 동해배치 중단 등 정치선전 공세를 강화하며 회담 막판까지 우리측 수석대표인 정세현 당시 통일부 장관을 곤혹스럽게 하기도 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