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서 사고 한국선 판다 ‥ 외국인 매매패턴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시장에서 매도 공세를 강화하는 반면 대만 시장에서는 공격적인 순매수를 지속,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건스탠리지수(MSCI) 내 대만 비중 확대의 후폭풍과 △IT(정보기술)경기 선도 종목인 부품주의 경쟁력 차이가 외국인의 매매 패턴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외국인은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한국 시장에서 66억원어치를 순매수하는 데 그치고 있지만 대만 시장에선 9조59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대만 시장에서는 MSCI 비중 확대를 한 달 앞둔 5월 3조670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는 등 5월 초부터 공격적으로 매수 규모를 확대했다. 이달 들어서는 21일 현재 2조94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한국 증시에서는 지난 5월에 14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16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당초 대만의 MSCI 비중이 확대되는 6월부터는 한국과 대만 시장에서 외국인 매매 패턴이 거의 일치할 것으로 봤으나 실제로는 '한국 매도와 대만 매수'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인덱스 펀드 등 보수적 성향의 펀드가 뒤늦게 대만의 MSCI 비중 확대를 반영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만의 MSCI 지수 편입 후폭풍이 불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대만 시장의 주요 매수 종목이 IT경기 회복의 선행 성격을 지니는 IT부품·소재 종목이지만 국내에서는 이런 성격의 종목이 많지 않은 것도 외국인 매수가 대만으로 몰리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외국인이 5월에 한국 시장에서 1400억원어치를 사들여 대만의 MSCI 지수 비중 확대에 대한 피해가 없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뒤늦게 후폭풍이 밀려오고 있다"며 "하지만 외국인이 대만에서 살 만큼 산 것으로 보여 한국 시장에 대한 차별적 매매는 조만간 종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