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현대차 지배구조 지켜보겠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는 22일 공식 논평을 내고 최근 정몽구 회장의 딸인 정성이 씨, 외아들 정의선 기아차 사장 등이 출자한 광고회사 '이노션' 설립과 관련해 "현대차와 기아차의 이사회가 충분히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문제와 그 개선 노력 전반에 대해 면밀히 감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참여연대는 또 현대차그룹이 '이노션' 뿐만 아니라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출자한 글로비스, 엠코, 본텍 등 비상장 계열사의 설립과 이들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또 부품사 인수, 레저회사 설립 등 현대차 그룹이 활발하게 진행하는 사업 다각화에 이사회가 의무를 성실히 이행했는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현대차 그룹은 지난 5월17일 정몽구 회장, 정의선 사장, 정성이 씨 등이 출자해 광고대행사인 '이노션'을 설립했습니다. 이에 앞서 참여연대는 4월과 5월 두차례에 걸쳐 현대, 기아차 이사회에 질의서를 발송해 회사 경영진과 특수관계인이 출자해 광고회사를 만드는 것이 '회사 기회의 편취'와 '회사 자산의 유용'에 해당되는지를 따진 바 있습니다. 참여연대는 현대차 그룹이 질의서에 대해 이사회에 보고하는 등 공식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평가하지만 이사회가 형식적인 절차로 실무진의 보고만 받고 사후 추인하는 식으로 광고회사 설립을 결정한 것은 회사법상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의 이상민 간사는 "현대차가 형식적인 이사회 보고 등을 통해 이사의 의무와 관련된 애매한 법망을 피했다"며 "향후 광고대행사인 이노션과의 계약, 거래 내용 등을 살펴 추후 대응 방안을 결정할 것이다"고 밝혔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최대주주 등으로 있는 엠코, 글로비스, 본텍 등의 비상장 계열사들이 현대차그룹과의 거래를 통해 급성장해 안팎에서 지배구조에 대해 우려를 받아왔습니다. 지난 6월 현대차의 신용등급 평가를 위해 연례 실사를 벌인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S&P는 현대차그룹의 계열사 출자 등 지배구조 문제가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지난 2002년 출범한 건설회사인 엠코는 첫해 매출이 95억원에 지나지 않았으나 불과 2년만인 지난해는 4천138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는 1조원대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아파트 분양 사업에 당진의 국내 최장 부두 공사까지 맡아 종합건설업체로의 위상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엠코는 정의선 사장이 25%의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정의선 사장이 39.85%의 지분을 보유한 현대차그룹의 물류 회사인 글로비스도 지난 2001년 매출액은 1천985억원이었으나 현대차그룹 사업을 독점하며 3년뒤인 지난 2004년 매출액이 9천28억원으로 급증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이어 지난 5월17일에는 딸인 정성이 씨 등이 출자한 종합광고회사 '이노션'을 설립했으며 이어 6월에는 관광, 레저업체인 '해비치레저'를 설립해 사업다각화의 속도를 가속화했습니다. 해비치레저는 수도권의 골프장과 서울의 특급호텔 인수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몽구 회장의 부인인 이정화 씨가 개인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로 있는 '해비치리조트'와 향후 합병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습니다. 한편 참여연대는 "지난 2000년 '왕자의 난'을 국민들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현대차 그룹이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지배구조 개선의 책무를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성태기자 st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