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박스 후발주 기진맥진 ‥ 토필드 등 악재에 발목
입력
수정
셋톱박스 업종의 휴맥스와 홈캐스트가 연일 고공행진을 벌이는 가운데 토필드 디지탈멀티텍 현대디지탈텍 등 후발업체들은 맥을 못 추고 있다.
4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디지탈멀티텍과 현대디지탈텍의 주가는 각각 올해 고점 대비 22.1%,23.6% 떨어진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두 종목 모두 뚜렷한 모멘텀을 찾지 못한 채 박스권에서 횡보를 이어가고 있다.
토필드는 연초보다도 떨어졌다.
지난달 한때 1만1000원대를 회복하기도 했지만 다시 내리막을 타면서 1만원대 밑으로 내려앉았다.
이들 업체의 약세는 휴맥스와 홈캐스트가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휴맥스와 홈캐스트는 각각 연초 대비 두 배 이상 오르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후발 종목들의 약세는 개별 리스크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토필드는 독일지역 방송사업자로의 납품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회사측에서는 "유통과 마케팅 부문에서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현재로서는 언제쯤 확정될지 전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디지탈멀티텍은 저부가가치 제품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 등에 의존해 중국 대만 업체들과 경쟁이 힘겨운 상황이다.
홈캐스트 등에 비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변신이 늦은 셈이다.
회사측은 "녹화형 셋톱박스인 PVR 등 고부가가치 부문 진출을 서두르고 있고 자체 브랜드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며 "하반기 중 주가 부양에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디지탈텍은 이들 업체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다. 수출이 늘면서 외형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AMR(원격검침) DMB단말기 스마트폰 등 신규사업 진출에 따른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크게 둔화됐다.
회사측은 "1분기부터 IP셋톱박스 매출이 발생하고 있고 차량용 DMB단말기도 지난달 납품에 들어갔다"며 "하반기부터는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들 업체에 대해 "하반기 중 얼마나 빨리 악재요인을 걷어내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