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희 인천공항 사장, "내가 프로 CEO 되게 도와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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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일류'공기업을 만듭시다."
민간기업에서 '스타 CEO'로 활동하다 최근 인천공항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이재희 사장(58)이 톡톡 튀는 행보로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까지 다국적 기업인 유니레버코리아 회장 겸 주한외국기업협회장을 맡아 온 이 사장은 지난 1일 열린 취임식부터 여느 공기업 사장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며 직원들을 놀라게 했다.
공사측이 취임식 원고를 미리 작성해 건넸지만 이 사장은 원고 대신 파워포인트로 직접 만든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선보이며 취임 인사를 했다.
30분가량 진행된 이날 취임식에서 이 사장은 "어려운 결정을 내려 여러분 앞에 서게 됐다. 일을 잘 할 수 있게 도와달라"며 "저는 20여년간 비교적 성공한 CEO로 활동한 프로다. 여러분의 도움으로 최고의 CEO가 되고 싶다"고 솔직하게 포부를 밝혔다.
이 사장은 '초발심시 변정각(初發心時便正覺-처음 도를 구하겠다고 결심했을 때가 바로 부처를 이룬 때)''위대한 직장 만들기(Journey to Greatness)' 등 평소 지론을 강조하며 혁신 마인드를 갖자고 역설했다. 이 사장은 또 '무사안일한 공기업 마인드를 버리라''일정 시점이 지나면 업무보고를 영어로 받겠다''공기업 평가에서 1등은 몰라도 꼴찌는 안된다'고 주문하는 등 강력한 리더십을 예고해 직원들이 긴장하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 99년 유니레버 첫 현지 CEO로 취임한 뒤 3년 연속 평균 55%의 성장률을 보이며 세계 유니레버 지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해 주목받았다. 최근에는 아시아지역 물류전문가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통령정책자문위원회 동북아 경제중심 추진위원회 민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