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지는 토익시험] 제도 바뀌기 전에 응시 유리

'적당히 아는 정도론 고득점을 받을 수 없다.' 내년 5월부터 변경되는 토익시험 기본안을 발표한 ETS의 의도를 요약한 말이다. 상위 1% 이내의 고득점자들이나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뿐 나머지 대다수 응시생들의 부담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다수 응시생들은 무엇보다 듣기영역의 변화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긴 지문을 들은 후 여러 개의 문제를 풀게하는 '파트 4'의 문항 수가 20문항에서 30문항으로 늘어난데다 지문을 읽는 원어민의 발음도 미국식 영국식 호주식으로 다양해지기 때문이다. YBM시사 관계자는 "사실상 점수를 주는 영역이었던 '그림 보고 맞는 표현 고르기'(파트 1)의 비중이 줄고 '반쯤은 포기하는 영역'이었던 장문 듣기가 늘어났다는 것만으로도 수험생들은 적지 않은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독해 영역은 시간이 관건.신설된 '긴 지문에서 빈칸 채워넣기'(파트 6),'두개의 지문을 비교하면서 내용 파악하기'(파트 7) 등은 천천히 생각하면 풀 수 있는 문제들이긴 하다. 그렇지만 지금보다 문제를 푸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인 만큼 다양한 글을 빨리 읽는 훈련이 필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학생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대목은 기존 시험과 새 시험의 점수 차이가 어떻게 되느냐다. 이에 대해 ETS측은 "틀린 개수만큼 감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난이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대평가 방식으로 점수를 준다"며 "기존 시험에서 900점을 맞은 학생은 새로운 시험에도 900점을 맞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일선 학원들의 의견은 다르다. 파고다 어학원 언어연구소의 신미란 차장은 "적당히 아는 중위권과 제대로 아는 상위권을 확실히 분리하자는 게 시험제도 변경의 의도인 만큼 중위권의 경우 점수가 상당폭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익시험의 변화는 학원에는 호재이지만 출판사에는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시험의 난이도가 높아진 탓에 독학으로 토익을 공부하던 수험생의 상당수가 학원의 문을 두드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능률교육 관계자는 "새 시험에 맞춰 참고서를 전면교체 해야하는데다 추가적인 마케팅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우려된다"며 "내년 2월에서 3월 사이쯤에는 토익서적 출판사들의 전면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