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5일자) 세금공세에 갇힌 부동산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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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선을 거듭해온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점차 가닥을 잡아가는 모습이다.
종합부동산세 대상과 보유세 부담을 크게 늘리고 다주택자에 양도세 탄력세율을 적용하는 등 세제(稅制) 강화가 그 골격을 이룬다.
여기에 정부는 집이나 땅을 소유한 사람들에 대해선 가격이 오른 만큼 세(稅)부담을 늘리는 방향으로 8월 중 발표될 종합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히고 있어 투기이익을 철저히 환수하기 위한 추가적인 조치가 있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전방위적인 세금압박을 통해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지 않고는 못배기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최근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매물이 늘고 값도 약세로 돌아섰다는 소식도 들린다.
물론 집값 안정을 위해 우선적으로 투기를 잡아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이론(異論)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지난 5월 신설된 종합부동산세의 적용 대상과 보유세 부담 기준이 겨우 두 달 만에 또다시 바뀌게 됨으로써 혼란을 증폭시키고, 부동산 대책이 지나치게 세제위주로 흐르면서 집값을 잡는 데 과연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 것 또한 사실이다.
정부는 다주택자들의 투기수요가 집값 폭등을 불러왔다고 보고 투기단속과 세금 중과(重課)를 통해 집값을 잡는다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보다 근본적으로는 중대형 고급 아파트로 옮아간 주택수요에 맞는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그동안의 부동산 대책이 재건축 규제,세제 강화 등에 치우쳐 오히려 매물을 부족하게 만들고 세금이 집값에 전가되면서 가격상승을 부추긴 측면이 없지 않다.
결국 투기수요를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에만 의존해선 집값을 안정시키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투기수요 억제와 함께 정책의 우선순위를 시장 수요에 맞는 중대형 아파트 공급을 늘리는 데 두고 보다 다양한 정책수단들을 조합해 일관성있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
특히 정부의 세제강화 방안도 좀더 다듬어질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종부세 중과 대상을 획일적으로 적용할 것이 아니라 투기와 무관한 1가구 1주택의 경우 세금부담이 너무 무거워지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고,실수요 거래에 대해선 양도세나 거래세를 낮춰 부동산 거래마저 위축되는 부작용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