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부대 '상계동 기습 점령' .. 집값 2주만에 2배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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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업소 10년 하면서 아줌마부대가 이렇게 무서운 건지 처음 알았습니다.
딱 2주 만에 연립주택 평당 매매가를 두 배 올려놓더군요."(서울 노원구 상계 4동 W공인 관계자)
작년 12월 3차 뉴타운 후보지 사업신청서를 낸 서울 노원구 상계 3·4동에 아줌마부대의 치맛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사업신청서 제출 후에도 별다른 가격 움직임 없이 잠잠했던 이 지역 부동산 시장이 지난달 말 미아·상계동 일대를 강남에 버금가는 동북지역 중심지로 개발하겠다는 서울시의 발표가 전해지면서 들끓고 있는 것.여기에다 지난 20일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강북의 광역개발(미니신도시 개발) 방침을 발표하면서 더욱 불이 붙는 분위기다.
상계 3동 H공인 관계자는 "지난달 말부터 팀당 3~4명으로 구성된 아줌마부대 10팀가량이 찾아와 무조건 매물을 보여달라고 해 처음엔 무슨 일인가 어리둥절했다"며 "중개업소 관계자들도 나중에 신문을 보고 상황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처 준비를 못한 중개업소들이 경쟁적으로 부랴부랴 매물 관리에 나서는 등 한바탕 전쟁을 치렀다"고 전했다.
아줌마부대의 물불 가리지 않는 싹쓸이식 매물 공략은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다.
시 소유 땅에 지은 무허가 주택도 공략 타깃으로 삼는 것은 물론 가가호호(家家戶戶) 일일이 방문하며 집주인을 상대로 매매를 독촉하는 모습도 보였다는 게 주민들의 전언이다.
아줌마부대의 손을 타면서 이 지역 집값도 급등했다.
이달 들어 상계 3동 15평형 연립주택 매매 가격이 5000만~6000만원에서 1억2000만원까지 치솟은 것은 물론 상계 3·4동 일대 17~20평형 연립주택의 평당 가격이 평균 450만원에서 700만원대까지 뛰었다.
상계 4동 U공인 관계자는 "이미 5~6개의 매물을 확보한 사람이 계속해서 매수 문의를 하고 있지만 나올 매물은 다 소진된 데다 이젠 집주인들이 호가를 너무 높게 불러 아줌마부대들도 슬슬 발을 빼는 것 같다"며 "그러나 정부와 여당이 강북의 뉴타운을 강남급 미니신도시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해 아줌마부대들이 또다시 들이닥칠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상계 3동의 한 주민은 "그동안 정체돼 있던 집값이 올라 기분이 나쁘지는 않지만 일부 투기세력의 농간으로 애꿎은 주민들만 피해를 보지나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