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벤처캐피털, 중국 투자 실속 없다

미국계 벤처캐피털 업체들이 대거 중국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결과는 아직 신통치 않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 보도했다. 지난해 미국 벤처캐피털 업체들의 중국 투자 건수는 10년 만에 최고치인 43건을 기록,대 인도 투자(24건)보다 1.8배나 많았다. 대 중국 투자액은 5억5700만달러로 전년의 7억2500만달러에 미치지 못했지만 비(非) 미국계 벤처캐피털의 투자금을 포함할 경우 12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내 기업공개(IPO) 시장 둔화가 말해주듯 벤처캐피털이 이익을 내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IPO 이후에도 중국 기업들의 주가 움직임은 벤처캐피털의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세계 4위 파운드리 업체 SMIC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이후 주가가 40% 가까이 하락했다. 자산운용사인 SAIF 파트너의 앤드 얀 이사는 "중국에 투자해 손실을 본 기업이 이익을 본 기업보다 훨씬 많다"며 "인간적 관계를 중시하는 중국의 사업관행 때문에 미국 등 다른 나라의 벤처캐피털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중국 시장에서 대박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아 당분간 중국 내 벤처캐피털 투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각종 규제와 인프라 부재 등의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벤처캐피털 업체들이 중국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이유는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의 가능성을 외면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