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씨, 불법도청 관련설 부인 "박인회씨 인사청탁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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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은 3일 이른바 '안기부 X파일 사건'과 관련,불법 도청 테이프를 언론에 유출시킨 재미교포 박인회씨(구속)가 지난 99년 자신을 두 차례 찾아와 안기부에서 해직당한 임모씨(58)의 인사청탁을 했으나 이를 거절하고 국가정보원에 관련 사실을 신고했다고 밝혔다.
박 전 장관은 이날 오후 여의도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99년쯤 문화관광부 장관 재임시 박씨가 찾아와 (도청 테이프 관련)녹취록을 주고는 전 안기부 직원 임씨를 청와대 비서실 민정수석실에 취직시켜 주면 충성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박 전 장관은 "당시 나는 '녹음 테이프의 실체도 없고 당신(임씨) 이력도 모르는데 어떻게 (취업)이야기를 할 수 있겠느냐'고 돌려보냈고 이후 이들이 다시 찾아와 이력서,녹취록,녹음 테이프를 줬다"며 "일단 이들을 돌려보내고 당시 천용택 국정원장에게 자초지종을 말했으며 이후 국정원 직원이 이력서,녹취록,테이프를 가져갔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박씨가 자신에게 제출한 도청 테이프 녹취록과 관련, "일부에서 당시 김대중 대통령 부분이 있어 덮었지 않았느냐는 의혹을 제기하는데 녹취록에는 김 대통령 부분이 삭제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