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청계천 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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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부터 영국에서 방영되고 있는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화법을 구사하는 금연광고가 화제다.
손가락 사이에 있는 담배를 남자의 모습에 비유하면서 담배가 발기부전의 원인 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흡연자들을 향해 이렇게 외친다.
"담배를 피운다는 것은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여성모델이 등장하는 광고 역시 심한 입냄새와 누렇게 변색된 치아로 성적매력이 떨어진다는 게 골자다.
지난해에는 흡연으로 병상에서 죽어가는 환자의 애절한 호소와 역시 흡연으로 사망한 부모의 묘지 앞에서 자녀가 하염없이 슬퍼하는 모습을 방영했었다.
그런데 성적매력에 영향을 끼치는 지금의 금연광고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요 몇년 사이 우리나라의 금연운동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그 중 하나가 담배의 폐해를 고발하는 공익광고다.
보건복지부는 오늘부터 '이별'을 주제로 한 또 다른 금연광고를 시작한다.
담배로 인해 죽어가는 모녀이별 부부이별 연인이별을 다루고 있다.
상반기 중 방영됐던 얼굴을 탁자에 문지르는 등의 '자학편' 후속인 셈이다.
"담배는 해롭다"는 단순한 내용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를 놓고 정부나 금연단체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백설공주같은 동화를 패러디하는가 하면,흡연으로 인해 암에 걸린 유명인사들의 입을 통해 담배의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한다.
이렇듯 다양한 캠페인 덕분에 흡연율이 크게 낮아지는 추세라고 한다.
공공장소의 금연구역도 늘어나고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서울시는 오는 10월 완공되는 청계천 복원구간 산책로도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조례를 만들어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모양인데 시민들의 자발적인 호응을 유도하는 것이 최상의 방안일 것이다.
정부가 시작한 금연광고가 어느 정도의 호소력을 가질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청계천의 금연구역 설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담배로부터의 해방은 곧 우리의 건강과 맑은 공기를 지켜내는 일이기에 갈수록 신경이 쓰이는 것 같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