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일자) 또다시 개가 올린 황우석 교수팀

황우석 서울대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개를 복제하는 데 성공한 것은 그동안 동물복제 분야의 최대 난제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참으로 대단한 연구성과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이번 연구성과는 멸종 동물의 복제를 비롯 인간 배아줄기세포 치료 등에도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동물복제 연구의 결정판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더구나 생명공학(生命工學)분야를 주도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확고한 위상을 정립했다는 점은 국가적으로도 자부할 만한 일이다. 이번에 황 교수팀이 아프간하운드의 귀에서 체세포를 떼어낸 뒤 일반 개에서 채취한 난자 속의 핵에 이를 이식한 후 배양 과정을 거쳐 대리모 자궁에 착상시키는 방법으로 복제 개를 만들어낸 것은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성공하지 못했던 일이다. 실제 과학기술계는 원숭이를 제외하고는 가장 사람 유전자와 가까운 개를 복제하기 위해 힘을 쏟아왔지만 난자 추출에 실패함으로써 이를 실현하지 못해왔다. 그런 점에서 이번 개 복제연구의 성공은 동물복제 연구과정에서의 최대 과제를 푸는 결정적 계기가 됐음은 물론 치료분야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첨단과학기술의 개가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번 개 복제연구 결과를 질병치료 등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 또한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우선 복제 성공률을 높이는 게 시급하다. 실제로 이번 연구 결과 대리모(代理母) 수(123개) 대비 복제 성공률은 1.6%에 머물렀으며,전체 배아 수(1095개)와 비교할 경우 성공률은 고작 0.0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황 교수팀이 인간 줄기세포를 만드는 데만 3년여가 걸렸음을 감안할 때 개의 줄기세포 배양과 치료 기술 개발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개 복제기술 활용은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는 바로 윤리(倫理)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개 복제를 계기로 인간 복제에 대한 우려가 심해지면서 생명윤리 논쟁이 가열될 경우 연구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황 교수팀의 잇단 쾌거가 생명공학 분야에서의 우리 입지를 확고히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지원 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