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면.동 단위 3시간마다 날씨예보

"소풍날인 모레 아차산은 바람이 초속 7m로 세게 불고 햇볕도 강하다고 합니다. 점퍼와 같은 걸칠 옷을 꼭 준비하고 모자도 갖고 오세요." 내년 봄소풍 때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이처럼 자세한 날씨 안내를 해 줄 수 있을 전망이다. 기상청이 2006년부터 시·도 단위가 아닌 읍.면.동 단위의 일기예보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세해지는 일기예보=신경섭 기상청장은 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년부터 전국을 가로 세로 5km인 정사각형 3만7000여개로 나눠 소구역 일기예보를 서비스할 계획"이라며 "오는 10월 말까지 시험을 거친 후 내년 초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기상청은 기상관측소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전국을 42개 광역지역으로 구분,일기예보를 해왔다. 이 때문에 국지성 호우 등 제한된 지역에서만 나타나는 기상 현상을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 기상청의 새로운 일기예보는 기온,강수확률,풍속,하늘의 상태 등 12개 요소로 구성된다. 앞으로 기상청 사이트에 접속하면 이 같은 날씨 정보를 도표 그래프 등과 함께 얻을 수 있다. 휴대폰을 사용,문자나 음성 메시지 형태로 가공된 날씨 정보를 받아볼 수도 있다. ◆미국 태풍예보를 기상청 사이트에서 열람=그동안 예보용으로만 사용되어온 기상관측 데이터의 대부분이 일반에 공개된다. 기상청은 최근 일기예보가 적중했는지의 여부를 보여주는 '예보 평가',기상데이터를 기상청이 어떻게 분석해 일기예보를 만들었지 보여주는 '예보해설',외국 기상청의 태풍예보와 기상청의 태풍예보를 견주어 볼 수 있는 '외국 태풍정보' 등의 콘텐츠를 신설,사이트의 '열린 기상청' 코너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기상청은 정보 공개의 범위를 확대,늦어도 연말까지 해상·위성·레이더 등에서 보낸 관측 자료 모두를 기상청 사이트를 통해 일반에 알릴 계획이다. 신 청장은 "기상 관련 데이터가 공개되면 날씨에 민감한 상품을 판매하는 기업과 기상을 공부하는 대학생 등은 직접적인 도움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산업 육성한다=신 청장은 이날 기상관측 데이터를 산업적으로 가치 있는 정보로 바꾸는 작업을 벌여 기상산업을 육성한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우선 기상관측 데이터 표준화법을 제정,민간 기관들이 가지고 있는 기상관측 데이터를 표준화할 계획이다. 신 청장은 "민간기관이 가지고 있는 기상 관련 데이터는 관측 주기와 방법,관측 기기 정확도 등이 제각각"이라며 "자료들을 표준화해 호환성을 높이면 산업적으로 쓸모 있는 정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또 기상 관련 정보를 가공하는 역할을 하는 기상정보 지원기관을 지정할 계획이다. 기상청은 이 기관을 통해 기상청이 생산하기는 힘들지만 민간기업은 필요로 하는 기상 관련 정보들을 만들 예정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