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고수들의 '골프이야기'] 7번 아이언 이하는 ¾스윙으로


박갑철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골프연습장인 '웰비 골프스쿨'을 운영하는 박갑철 사장(52)은 드라이버와 아이언샷의 정확도가 거의 ‘예술의 경지’에 도달한 고수다.
파온 확률이 90%에 달할 정도로 미스 샷이 거의 없다.그래서 라운드를 하면 아무리 흔들려도 80타 이상을 친 적이 없다.그러나 쇼트게임, 특히 퍼팅이 약해 언더파를 잘 치지 못한다.베스트스코어는 레귤러티 기준 4언더파 68타.


아마추어 대회에 나가면 대부분의 홀에서 파세이브를 한다.하지만 버디를 잘 잡지 못해 스코어는 72∼75타 내외다.


박 사장은 특이하게 군대시절 골프를 익혔다.
"해군사관학교에서 체육교관 생활을 하던 중 어느날 생도들에게 골프를 가르칠 사람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그래서 혼자 비디오를 보고 책도 보면서 골프를 공부했지요. 남을 가르치기 위해 골프를 시작한 사람은 저밖에 없을 겁니다."


그러나 정작 골프를 가르치지는 못하고 1년간 연습만 하다가 제대했다.


운이 좋았는지 입사한 회사에서 '접대 골프'를 자주 하게 됐다.
필드에 나간 지 6개월 만에 첫 '싱글 스코어'를 냈다.


"드라이버샷은 최대한 거리를 내야 하지만 아이언샷은 거리보다 정확성이 생명입니다. 아마추어들은 아이언샷 거리를 늘리려고 하는데 그럴수록 아이언은 더 잘 맞지 않아요. 오히려 아이언샷을 한 클럽 길게 잡고 치는 스윙을 익히는 게 효과적입니다."


박 사장은 7번아이언으로 아마추어 평균 수준인 150야드를 보낸다.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가 270야드인 점을 감안하면 아이언 거리가 짧은 셈이다.


그러나 그는 4번아이언으로 200야드를 보내고 2번아이언으로 220야드를 칠 줄 안다.


"물론 7번아이언으로 170야드도 보낼 수 있지만 그렇게 하면 정확도가 현저히 떨어집니다. 저는 7번아이언 이하는 4분의 3 스윙만 해줍니다. 그러면 정확성이 높아져 스코어가 훨씬 좋아집니다."


이에 따라 박 사장은 100야드가 남으면 9번아이언을 빼든다.


주위에서 100야드를 9번아이언으로 치느냐고 조롱해도 상관하지 않는다.
드라이버샷 거리는 어떻게 늘리는 게 효과적이냐고 물었더니 "근력운동을 많이 해주면 도움이 된다"고 대답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