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용택씨 "테이프 내용 일부 알고 있었다"..검찰 조사서 진술

국가정보원(옛 안기부) 도청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23일 천용택 전 국정원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천씨를 상대로 1999년 안기부 특수도청조직 미림팀장 공운영씨로부터 도청테이프를 회수하는 과정에서 자신과 관련됐다는 일부 테이프를 폐기 처분했는지와 휴대전화 감청장비를 통해 도청을 지시한 사실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천씨를 이날 밤 10시50분께 일단 귀가조치했으나 조만간 다시 불러 보강조사를 벌인 뒤 형사처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천씨는 검찰조사를 받은 후 기자들과 만나 "테이프 내용은 일부 알고 있었지만 법에 따라 모두 폐기했다"며 일부에서 제기된 뒷거래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또 지난 5일 국정원의 도청 관련 진상조사 결과 발표에 대해 "대부분 맞는 내용"이라고 답했다. 24일에는 오정소 전 안기부 차장이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게 된다. 한편 검찰은 이날 공씨를 공갈미수 혐의 외에도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했다는 국정원 직원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기소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