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화시대 재테크] 살고있는 아파트로 노후자금..'역모기지론' 활성화


경기도 용인에 살고 있는 박모씨(65)가 회사에서 퇴직한 것은 지난 1998년.퇴직금으로 개인사업을 시작했다가 그만 동업자의 꾐에 빠져 가진 밑천을 몽땅 들어먹고 말았다.


겨우 건진 것이라곤 현재 살고 있는 35평짜리 아파트 한 채뿐.최근 2년 동안 아들과 딸로부터 용돈을 받아 부부가 먹고 살았지만 넉넉지 않은 자녀들의 살림 형편을 생각하면 한숨만 나온다.
박씨 같은 사람을 위한 상품이 바로 '역(逆)모기지론'이다.


역모기지론이란 소유하고 있는 주택을 담보로 맡긴 뒤 매달 일정액의 대출금을 연금식으로 받는 상품.돈을 빌려 집을 사는 것을 모기지 론이라고 하는데 비해 갖고 있는 집을 담보로 대출금을 연금식으로 나눠 받는 대출을 역모기지론이라고 한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선 이미 일반화된 개념이다.
선진국에선 역모기지 계약이 체결될 경우 금융기관은 종신(終身) 시점까지 상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으며 대출자는 중도상환의무를 부담하지 않고 연금을 수령한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신한은행 조흥은행 농협 삼성생명 등이 역모기지론을 취급하고 있으나 대출기간이 15년 이내로 제한되고 대출금액도 한정돼 고령자의 노후보장을 위한 진정한 의미의 역모기지론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노령화사회가 가속화되면서 정부 차원에서 역모기지론은 매우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역모기지론의 가장 큰 특징은 연금식으로 돈을 나눠 받는다는 점이다.


예컨대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원리금 합계 1억원을 대출받았다고 하자.이 돈을 한꺼번에 받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지정한 주기에 한번씩 받는다.


주기는 1개월, 2개월, 3개월 단위로 지정할 수 있다.
역모기지론은 집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본인 명의의 주택이어야 한다.


아들이나 딸, 제3자 명의 주택을 담보로는 돈을 빌릴 수 없다.


나이에는 제한이 없다.


박씨처럼 은퇴한 뒤 달랑 집 한 채로만 노후자금을 해결해야 하는 사람이 1차 대상이다.


그러나 중간에 잠시 직장을 그만뒀거나 자식을 해외에 유학보낸 사람도 집만 있으면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다.


일시적으로 지출이 수입을 초과하는 사람의 경우 역모기지론을 활용하면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다.


대출받은 뒤 3년만 지나면 대출금을 중도 상환하더라도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담보로 제공한 주택에 계속 살면서 가계의 수입과 지출의 불균형을 해소해 안정적인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데다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을 확보할 수 있다" 며 "특히 직장에서 은퇴한 고객이나 휴직자는 주택의 매매 및 매각대금의 재투자로 노후자금이나 생활비를 조달해야 하는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