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이틀새 100여만명 몰려] "매상 두배 늘었다" 상인들 환호
입력
수정
"판매량이 평소 주말보다 2배 이상 늘었어요. 최근 몇 년간 이런 시장 분위기는 처음입니다."(청계5가 한 완구상가 상인)
청계천 개통 이틀째인 2일 청계천 주변 상가들은 말 그대로 '특수'를 누렸다.
몰려드는 인파로 주변 먹거리 상인들은 "정신이 없어요"라면서도 얼굴에는 희색이 만면했다.
실제 청계천이 정식 개통된 지난 1일 오전 10시부터 2일 새벽 2시까지 58만명이 청계천을 찾았으며 2일 아침부터 오후 10시까지 60여만명이 몰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방문객이 집중된 2일 오후엔 청계광장에서 오간수까지의 구간은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혼잡을 빚어 서울시가 청계천 상류구간에 대한 이용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청계5가 인근 광장시장 내 먹자골목은 청계천변을 거닐다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청계광장 인근의 한 분식가게에는 20~30명이 줄지어 기다렸다.
동대문평화시장도 활기를 띠었다.
우산도매상 이광규씨(38)는 "모처럼 주변 상인들이 웃는 모습을 본다"며 "이런 시장 분위기는 2년여 만에 처음"이라고 밝혔다.
○…인근 유통업체와 외식업체들은 무료시식행사 등 청계천 마케팅에 들어갔다.
롯데백화점은 3일까지 '청계천 복원축하 자선바자행사'를 열고 판매수익의 일부를 청계천 발전기금으로 기부할 예정이다.
동대문 패션타운 내 두타,헬로에이피엠 등 20여개 도·소매 패션상가들은 오는 8일까지 '동대문 패션축제'를 마련,할인 및 경품행사 패션쇼 등을 펼친다.
패밀리레스토랑 베니건스 광화문점은 3일까지 매장고객에게 치즈케이크를 무료로 나눠준다.
청계천과 가까운 웨스틴조선호텔과 롯데호텔 프라자호텔 등은 '도심속 휴가'라고 명명된 주말 1박 패키지 프로그램을 내놨다.
○…지난 1일 오후 10시56분께 중구 필동 청계천 삼일교 위에서 유모씨(51·여)가 다리 아래로 추락,출동한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응급치료를 받다 2일 새벽 숨졌다.
서울시에 따르면 유씨는 보행금지 구역인 삼일교 차도에 들어갔다가 중앙분리대에 설치된 조형물 사이의 구멍을 통해 5m 아래 청계천 산책로 바닥으로 떨어졌다.
김병일 서울시 대변인은 "예상치 못한 돌발사고를 막기 위해 모든 조형물 구멍을 강화 유리로 막는 등 안전문제를 재점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 저녁 청계광장에서는 노무현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등 각계 인사 4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청계천 새물맞이' 기념식이 거행됐다.
노 대통령은 축사에서 "청계천 복원은 서울의 미래를 바꿔나가는 이정표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한 뒤 "서울은 이제 양적 성장에서 질적인 성장으로 전환해야 한다.
전국 곳곳을 살기 좋은 지역으로 바꾸기 위해 균형발전정책을 추진 중인데 서울이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복 차림으로 연단에 선 이 시장은 "그동안 협조해준 청계천 주변 상인과 노점상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살 것"이라고 밝힌 뒤 청계천 개통 의미를 담은 '새물맞이 선언'을 낭독했다.
김철수·김동민·박동휘·유승호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