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그린스펀' 인선 본격화 ‥ 거명 후보들 정치적 독립성이 변수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의 후임자를 인선하기 위한 작업이 시작됐다. 후임자는 '업무수행능력'과 '정치로부터의 독립성'이란 두 가지 기준에 의해 선임될 전망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그린스펀 의장의 후임자를 물색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백악관에 후보자 명단을 만들 그룹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린스펀 의장은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1월31일 퇴임하는 것이 사실상 확정됐다. 부시 대통령은 후임 FRB의장의 인선기준으로 "직무를 수행할만한 훌륭한 능력을 갖추고 정치로부터 독립적인 인물이어야 한다"고 말해 두 가지 기준에 의해 인선작업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그는 "FRB의 독립성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차원에서의 독립성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정치적 독립성을 강조했다. FRB 차기 의장의 인선기준이 제시됨에 따라 누가 '세계의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는 FRB 의장이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가에서는 현재 벤 버난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글렌 허바드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장,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 등 3명이 강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부시 대통령과 함께 일한 경력이 있어 '정치로부터의 독립성'이란 기준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 허바드 교수는 지난 2001년부터 2년 동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지냈으며 펠드스타인 교수도 지난 2000년 대선 때 부시 대통령의 선거참모를 지냈다. 이에 따라 부시 대통령이 의외의 인물을 FRB 의장으로 지명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FRB 의장의 임기는 4년으로 대통령이 지명해 상원의 인준절차를 거치게 된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