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 레스토랑' 입에 살살 감기는 맛‥ 낭만은 '덤'


음식점이 '맛집'으로 성공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메뉴를 백화점식으로 나열하고 있는 음식점은 아무래도 다른 곳과 차별화된 맛의 음식을 내놓기 힘들다.할인마트나 스포츠센터, 극장 등 유동인구가 많은 대형 건물의 푸드코트 같이 일회성 손님을 맞는 곳은 대개 음식 맛이 별로 없다.
먹자골목이 형성된 곳도 유행성 메뉴 일색이며 제대로 맛을 내는 곳을 찾기 힘들다.동창모임이나 결혼식 피로연 장소로 활용되는 곳 역시 음식의 맛과는 거리가 멀다.


서울 서초구 지하철 양재역 근처에 위치한 '스포타임'이라는 대형 스포츠센터 5층에 위치한 '올리브 레스토랑'(02-526-0450)은 이러한 선입견을 여지없이 무너뜨리는 '맛집'이다.


골프연습장에다 헬스장 수영장 테니스장 등 회원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이곳은 돌잔치 회갑연 각종 모임 등 연회장소로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곳의 양식 코스요리나 한식 등은 특급호텔 레스토랑이나 이름난 맛집들과 견주어 손색이 없다.


양식 코스요리는 상견례나 부부 또는 연인들이 모처럼 근사한 식사를 하고 싶을 때 알맞다.


식탁에는 받침접시 좌우에 포크와 나이프가 10개 정도 놓여 있다.
유명 양식당들도 포크와 나이프 각 1개로 5∼6가지 코스 음식을 먹게 하는 점을 감안하면 기본에 매우 충실하다는 것을 느낄수 있다.


바깥쪽에 있는 포크와 나이프를 들어 순서대로 나오는 요리를 즐기면 된다.


코스요리는 가격이 3만8000원으로 세금 10%가 붙는다.
호텔에서 5만∼6만원 주고 먹는 음식보다 낫다.


전채요리로 나오는 새콤달콤한 훈제연어쌈,허브향이 가득한 호박 크림수프 등이 정갈하고 깔끔하다.


배 맛이 나는 달콤한 셔벗으로 입가심을 하고 나면 가재와 안심 스테이크가 메인디시로 서비스된다.


먹을수록 요리장의 깊은 손맛이 느껴진다.


디저트로는 프랑스 사람들이 즐겨먹는 팬케이크 '크레페 수제트'가 가 놓여진다.


상큼하면서도 입에 살살 감기는 오렌지 소스의 맛이 그만이다.


한식 맛도 일품이다.


생선구이와 된장찌개(1만3000원), 매운맛의 갈비찜(1만5000원) 등 어느 메뉴를 선택해도 후회하지 않는다.


특이하게도 돌솥에 담겨 나오는 스파게티(1만2000원)는 나이 많은 회원들의 입맛을 살려준다.


역시 돌솥에 나오는 리조또(1만3000원)는 스페인식 볶음밥 '빠에야' 맛을 연상시킨다.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일반 손님들도 즐기는 메뉴다.


이 곳의 주방장인 이철기씨는 프라자 워커힐 등 특급호텔 요리사 출신이다.


요리경력이 35년이나 된다.


요리사로서 최고의 경지에 올랐음을 말해주는 조리 기능장 자격증도 갖고 있다.


복잡하지 않은 와인 리스트에는 3만원 정도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와인이 올라 있다.
레스토랑 건너편에는 '레몬 멤버스 라운지'라는 바도 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