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펀드 PAMA 800억원 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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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통운 지분을 STX에 넘기면서 800억원의 차익을 챙긴 오버넷의 자금줄이 외국계 사모펀드(PEF)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펀드는 과거 푸르덴셜그룹의 아시아 지역 투자회사였던 파마(PAMA)로 오버넷의 2대주주이며,이미 국내 상장사 등 2곳에도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 10월8일자 A1,3면 참조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홍콩에 본사를 둔 PEF인 파마는 오버넷 지분 28.3%를 보유,이 회사 최대주주인 신창호 대표이사 등 특수관계인(56.3% 보유)에 이어 2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버넷의 이번 대한통운 지분 매매는 사실상 파마가 뒤에서 조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통신기기를 제조하는 오버넷은 자본금 37억원에 연 매출액이 100억원에 불과한 중소기업이어서 독자적으로 대한통운 지분 매입에 나서기는 어려운 상태다. 따라서 대한통운 지분 매입은 파마 자금으로 이뤄졌으며,이번에 오버넷이 거둔 800억원의 매매차익도 대부분 파마가 가져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파마는 이에 앞서 국내 모 증권사를 통해 사모펀드를 조성,대한통운 보유주식을 넘기는 방안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에 STX와의 주식매매 과정에서는 제3자를 중개인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지분을 인수한 STX조차 매각 주체가 누구인지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파마는 특히 지난 2003년에는 오버넷을 내세워 상장 건설사인 진흥기업 지분을 장내 매입해 적대적 M&A를 시도하기도 했다. 당시 오버넷은 진흥기업 지분 17.86%를 매수,최대주주였던 진흥에프앤디(지분율 12.05%)를 제치고 1대주주로 올라서면서 경영 참여를 선언했었다.
그러나 시장에서 적대적 M&A 가능성이 부각되자 "그런 의도가 없다"며 1년 후에 별다른 차익을 내지 못한 채 지분을 전량 처분했다.
파마는 당초 푸르덴셜그룹의 아시아 지역 투자회사로 출범했으나 지난 2002년 푸르덴셜에서 분리돼 독자적으로 아시아 지역 기업들에 투자해왔다. 국내에서는 오버넷 외에 상장사인 메리츠증권과 장외기업인 엔터프라이즈네트웍스(통신회선 임대 기간통신사업자) 등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메리츠증권에는 말레이시아에 세운 페이퍼검퍼니인 트레이더인베스트를 통해 25.3%의 지분을 보유하며 공동 대주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으며,최근 보유지분을 주당 4200원에 동양화재에 매각키로 한 상태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