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양선박 M&A공방] 세양선박 백기사 확보..최회장 "주주가치 침해"

쎄븐마운틴그룹이 세양선박에 대한 최평규 S&T중공업·S&TC 회장의 기습적인 주식 매집에 대응,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와 함께 해외 전환사채(CB)를 발행키로 하는 등 본격적인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


쎄븐마운틴그룹으로선 사실 최 회장의 주식매집이 말 그대로 '은밀히' 이뤄진 만큼 당황하는 기색이 적지 않다.


해외CB 발행대금과 유상증자 납입일을 오는 20일과 21일로 촉박하게 잡은 데서도 그 흔적을 읽을 수 있다.


임병석 회장도 이날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계열사 진도의 패션쇼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영상메시지로 인사말을 대신한 채 세양선박과 진도의 이사회를 잇따라 주관하느라 하루종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쎄븐마운틴그룹은 유상증자와 해외CB 발행을 통해 자신들의 우호지분을 늘리는 한편 최 회장측의 지분을 희석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최 회장의 지분을 완전히 압도할 수 있는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회장측은 세양선박의 유상증자와 해외CB 발행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최 회장측 관계자는 "쎄븐마운틴그룹측의 일방적인 유상증자와 CB 발행은 기존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라면서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액션을 강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쎄븐마운틴그룹의 적극적인 경영권 방어 움직임에 따라 세양선박의 경영권을 둘러싼 양측의 경쟁은 지분 경쟁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백기사를 최대한 확보하라


쎄븐마운틴그룹은 이번 증자와 CB발행을 경영권 방어용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운영자금 확보용일 뿐 경영권 방어를 위한 만반의 대책을 준비해둔 만큼 경영권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의 해석은 다르다.


쎄븐마운틴이 최 회장측에 맞서 서둘러 우호세력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관측하고 있는 것. 제3자 배정조건으로 1년간 유리자산운용이 세양선박 유상신주를 처분하지 않도록 보호예수기간을 둔 것도 그런 이유에서라는 것이다. 이번에 발행키로 한 해외CB도 이미 발행한 2500만달러 규모의 해외전환사채처럼 우호세력이 받아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시에서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성공하면 세양선박에 대한 쎄븐마운틴의 지분율은 종전의 25.48%에서 31.33%로 높아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면 최 회장측 지분율은 18.14%에서 16.66%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주이익 침해다"


최 회장측은 이날 특별한 액션을 취하진 않았으나 쎄븐마운틴의 일방적인 유상증자나 해외CB 발행이 "기존 주주의 주식가치를 희석시킨다"고 비난했다.


최 회장측은 또 세양선박이 발행하는 해외CB를 해외 투자자가 아닌 국내 투자자가 결국 받아갈 것이라면서 "좀 더 지켜본 후 구체적이고도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가는 최 회장측도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나 해외CB 발행에 따른 지분의 희석 가능성 등을 미리 예측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향후 맞대응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부에선 최 회장의 지분 인수가 정상기업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