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그리고 철강 업그레이드] 가격경쟁력 앞세워 한국시장 '야금야금'
입력
수정
중국 철강사들이 속속 한국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최근 급속히 늘어난 생산물량 부담을 덜기 위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본격적인 '한국시장 넘보기'에 나서자 국내 업체들도 잔뜩 긴장하며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수도강철은 지난 9월 서울에 사무실을 열고 본격적인 한국 내 영업에 돌입했다.
지난해 말 기준 조강생산량 847만t,강재생산량 819만t으로 중국 내 4위의 철강기업인 수도강철은 남미의 수강페루철광 등 해외 기업을 포함,80여개의 기업을 거느리고 있다.
최근엔 2006년까지 냉연150만t,열연 400만t,아연도금강판 18만t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늘리는 전략을 세워 놓고 설비 확충에 주력하고 있다.
수도강철은 앞으로 서울 사무소를 통해 한국 내 대리점 개설 등 영업망을 확충,한국시장에 중국산 철강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6월엔 특수강업체인 동북특강이 국내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중국 내 1위 철강사인 바오산강철의 한국 지사는 이미 국내에서 활발한 영업을 펼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조강생산량 기준 5위인 안산강철과 본계강철도 조만간 한국에 판매거점을 확보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과거 한국지사가 정보와 기술 수집 역할을 했다면 요즘엔 판매망을 갖추기 위한 전진기지로의 기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자 국내 업계는 중국업체의 무차별적인 가격공세를 막기 위해 비관세 장벽 등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국내 기업은 제품에 대한 KS 인증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중국산은 적용을 받지 않고 있다"면서 "수입 철강제품에 대해 1년여의 시간과 3억원 이상의 비용을 들여 인증절차를 밟도록 한 스페인의 경우를 참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1년 104만t이던 중국산 철강제품 수입량은 지난해엔 433만t에 이를 정도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