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 : 미ㆍ일ㆍ중ㆍ러 등 장외 외교전 불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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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은 다자간 경제 무역 문제를 논의하는 회의체지만 이면에서는 각국 정상 간 불꽃 튀는 외교전이 펼쳐진다.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18,19일을 전후해 각국의 정치,경제적 실리를 챙기기 위해 정상들은 분초를 다퉈가며 개별 양자 정상회담을 벌인다.
정상을 수행해 한국을 찾는 외무,경제장관들도 빡빡한 개별 회담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각국 정상들은 정상회의 이전인 15일부터 속속 한국으로 집결할 예정이다.
세계 최고의 부자라는 하사날 볼키바이 브루나이 국왕도 화제의 인물이다.
정상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급 대우를 받을 정도로 21개국 정상들의 면면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이들의 입국 시간과 장소는 모두 보안 사항이다.
묵는 호텔도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미국 대표단의 경우 아예 부산 해운대지역 특급 호텔 하나를 통째로 전세를 냈다.
이들 정상 중 세계인의 1차적 관심을 끄는 대상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주석,푸틴 러시아 대통령,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 등 한반도 주변 4강의 행보.APEC 자체보다 이들 '4강(强)'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세계 언론의 집중을 받기에 충분하다.
부시 대통령은 APEC을 전후해 일본과 중국을 연쇄 방문,아시아 강대국과의 연대와 협력 기반 다지기에 나선다.
지난해 말 재선에 성공한 이후 첫 아시아 방문이다.
이번 APEC 정상회의를 통해 최근의 지지율 하락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덜어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지난달 북한에 이어 베트남을 방문,대 아시아 외교의 보폭을 넓혀가고 있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일거수 일투족도 관심이다.
막강한 자금력과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고성장을 구가하는 중국은 세계 경제의 절반을 차지하는 APEC 회원국들과의 경제협력 강화를 통해 정치적인 영향력까지 점차 확대하고 있다.
때문에 후 주석의 행보에 일본 등 관련국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고이즈미 일본 총리도 지난 9월 중의원 선거 압승을 통해 국내에서 탄탄한 정치적 입지를 굳힌 후 첫 해외 방문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 언론의 주시 대상이다.
최근 신사 참배 강행으로 한국 중국은 물론 미국과도 정치적 긴장을 초래한 고이즈미 총리도 회의기간 중 '뉴스 메이커'가 될 전망이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