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죽인 시장 국회만 바라본다..8.31대책 후속 입법 등 촉각

"관망세로 돌아선 부동산 시장의 관심은 온통 국회(정치권)에 쏠려 있습니다."


'8·31 부동산 종합대책' 이후 급락했던 시세가 어느 정도 회복된 서울 강남 등 주요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다시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초고층 롯데월드 건립 등 개별 호재를 가진 잠실 지역의 강세가 시선을 끌고는 있지만 대부분 지역은 급매물 소화가 끝나면서 관망세가 뚜렷하다.


이런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8·31대책 후속 입법을 다루는 국회와 정치권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입법 과정에서 8·31 대책의 내용이 당초보다 완화되거나 재건축 규제가 다소 풀리기라도 하면 언제라도 집값이 요동칠 수 있는 분위기라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연말 시장 다시 관망세로


지난 10월 초 서울시의 재건축 기본계획 발표 이후 재건축을 중심으로 반등한 집값은 겨울 비수기를 맞아 안정세로 돌아서고 있다.
대치동의 경우 9억원 선까지 빠졌던 선경 및 우성 아파트 31평형의 호가가 최근 10억원대를 넘어섰지만 추가적인 상승은 없는 상태다.


은마 34평형 역시 최저 7억8000만원에서 9억원대로 반등한 뒤에는 잠잠하다.


대치동 대성공인 고명희 실장은 "급매물은 다 팔렸지만 매매 호가 차이가 커지면서 관망세가 뚜렷하다"고 전했다.
개포동에서도 최근 저점에 비해 호가가 수천만원씩 올랐지만 추가 상승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개포동 에이스공인 조병희 사장은 "강남구청이 상한 용적률 200%를 중층 222%,저층 177%의 '허용 용적률 제도'로 변경해 달라고 서울시에 요청한 상태"라며 "하지만 용적률 외에 개발이익환수제 등의 규제 완화가 있어야 거래가 다시 회복될 것 같다"고 말했다.


목동이나 분당 등도 비슷한 상황이다.


목동 쉐르빌공인 조희창 사장은 "호가가 더 이상 내리지 않은 채로 사자는 문의는 조금 있지만 아직은 두고 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전했다.


분당 역시 "전·월세 거래만 이뤄질 뿐 매매는 호가 변동 없이 거의 중단된 상태"라고 파크뷰공인 이은자 실장은 말했다.



◆시장의 관심은 온통 국회에 쏠려


'요즘 집값은 국회에 달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장은 정치권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급매물이 대거 소화됐던 가장 큰 호재(?)가 8·31 대책의 입법 지연이었다는 관측도 있다.


정부와 여당의 입법 의지는 확고하지만 야당인 한나라당이 종합부동산세 범위 등 8·31 대책의 세부 항목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대책의 강도가 다소 약해질지 모른다는 기대가 큰 상태다.


강남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선 주자가 정해지면 집값을 무조건 누를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일단 8·31대책 입법을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규제가 조금이라도 풀릴 기미가 나타나면 집값이 다시 오를 수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