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비 카드결제때 '이중공제' 올 연말정산까지 유지될듯

올해 연말정산부터 첫 적용키로 했던 '의료비에 대한 신용카드 이중 공제 불허' 조치가 전산 미비로 올해는 시행이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 중 신용카드로 병원비를 결제한 사람은 다음 달 연말정산 때 종전과 마찬가지로 의료비 공제와 신용카드 공제를 중복해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국세청이 의료비와 신용카드의 이중 공제를 막기 위한 전산 검증시스템 준비가 미흡해 올해는 시행이 어려울 것 같다는 입장을 최근 전해왔다"며 "올해 시행 여부를 신중히 재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의료비에 대한 신용카드 이중 공제를 막으려면 국세청이 연말정산 신고내역을 검증하기 위해 모든 의료비 지출액을 파악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걸림돌이 많다"며 "특히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진료비와 안경비는 자료 확보가 쉽지 않은 데다 신용카드와 달리 현금영수증으로는 의료비 여부를 구분할 수 없다는 점 등이 난제"라고 설명했다. 재경부는 이에 따라 국세청의 검증 시스템이 미흡한 대로 올해 일단 시행하는 방안과 검증 시스템이 갖춰질 때까지 시행을 연기하는 방안을 놓고 저울질 중이지만,시행 연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행 연기로 결론이 나면 재경부는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을 고쳐 일단 시행 시기를 1년 연기할 방침이다. 어쨌든 연말정산 직전에 주요한 소득공제 방식 변경 여부가 오락가락함에 따라 납세자들이 상당한 혼란을 겪을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연말정산부터 의료비 지출액 중 연간 급여의 3%를 초과하는 의료비를 신용카드로 결제했을 때는 초과 액수에 대해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해주지 않고,의료비 공제만 해줄 계획이었다. 그동안 신용카드로 병원비를 결제하면 신용카드 공제와 의료비 공제라는 이중 혜택을 주었으나 올해부터 그 혜택을 없애기로 했던 것이다. 차병석·김용준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