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APEC] 회의장에 1억8천만원짜리 병풍 설치

부산 벡스코(BEXCO)에서도 APEC 21개국 정상들의 1차 회의가 열릴 2층 주변에선 철통 같은 경비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회의장과 만찬장 내부 모습은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다. 오는 18일 오후 1분 간격으로 행사장에 도착할 각국 정상들은 벡스코에서 한국의 멋을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정상들이 둘러앉게 될 회의장.조선시대 국가의 공식의식을 거행하고 왕이 외국사신을 접견하던 경복궁 근정전 내부를 본떠 꾸며진 곳이다. 근정전의 용상 뒤에 있는 것과 동일한 모양의 일월오악병풍(日月五岳屛風)이 노무현 대통령이 앉을 좌석 뒤쪽에 배치됐으며 벽면과 카펫엔 창살 문양이 들어가 있다. 해와 달,다섯 개의 산봉우리,소나무와 바다 등이 어우러진 일월오악병풍은 유희순 경원대 교수가 제자 등 18명과 함께 한땀 한땀 350만 수를 놓아 2개월 반 만에 완성한 '명작'이라는 설명이다. 제작비용만 1억8000만원이 들었다. 국내 최대 규모인 가로 624cm,세로 348cm 크기의 12폭짜리 비단병풍에 수놓아진 이 작품에는 12kg의 명주실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적인 분위기 속에서 회의를 마친 각국 정상들은 숙소 등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한 뒤 만찬을 위해 다시 벡스코로 돌아온다. 만찬장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들의 공연이 펼쳐진다. 중요무형문화재인 명창 안숙선씨를 비롯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씨,'아시아의 딸'로 불리는 가수 보아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특히 보아의 경우 아시아 각국 젊은이들의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에서 초청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부산시립교향악단 연주도 예정돼 있다. 행사 관계자는 "회의장 및 만찬장은 한국 전통의 멋과 첨단 코리아의 진수를 각국 정상들에게 전할 수 있는 컨셉트로 꾸며져 있다"면서 "정상들은 특히 세계 최고 최초의 제품들로 채워진 IT전시장을 거치면서 환상적인 체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의 상징인 동백섬 끝자락에 위치한 2차 정상회의장인 '누리마루APEC하우스'도 정상들이 편안하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외관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동백섬에 있는 군초소 16개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푸른 소나무들을 심었다. 동백섬 곳곳에는 간이 전망 데크와 보라색 우레탄이 설치돼 동백섬 일대가 깔끔한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부산=김태현·류시훈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