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쌀 생산농가 줄여야"..박병원 차관, 농사 포기땐 지원금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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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원 재정경제부 제1차관은 "전체 인구의 8%를 차지하는 농가 인구는 지금 같은 농업구조에서는 지나치게 많다고 본다"며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24일 말했다.
박 차관의 이 같은 발언은 쌀 시장이 전면 개방되는 2014년까지 쌀농가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박 차관은 이날 정례 기자브리핑에서 "지난 23일 쌀협상 국회 비준 이후 달라지는 환경변화를 반영해 기존 쌀 산업 대책을 재검토하고,보완대책을 마련해 내년 2월까지 국회에 보고키로 했다"며 "영세한 농가는 구조조정해 전체적으로 쌀 생산 농가 수를 줄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쌀 농가 수를 줄이기 위해선 쌀 농사를 포기할 경우 지원금을 주는 '경영이양직불제'를 확대하고 올해 설립된 농지은행을 통한 위탁 농업 활성화 등 영농 규모화 사업을 강화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또 "우리 농업에는 고부가가치화할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며 "쌀 농가의 규모를 키우고,품질 향상과 고급화 등을 통해 농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UR) 이후 10년 동안 유예기간을 벌었지만,쌀가격을 동결해 농가 경쟁력을 키운 대만이나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구조조정보다는 쌀가격 지지(支持) 정책으로 쌀값만 올려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다"며 "이번에 추가로 얻은 10년간의 쌀 관세화 유예기간은 국내 농업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쌀 산업 보완대책과 관련,박 차관은 "구조조정 촉진과 추가 재원 투입 중 어느 것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향후 10년간 농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119조원의 투입계획 자체가 앞으로의 농업개방을 예상하고 미리 대처하는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기 때문에 우선 이 자금을 어떻게 쓰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가를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구조조정 관점에서 재원을 어떤 방향으로 써야 할지를 검토하고,필요하다면 추가 재원이 투입되는 것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