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는 기업마케팅 '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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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소비경험을 참고로 해 물품을 구입하는 '트윈슈머'가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이들을 적극 후원하는 '동호회 마케팅'이 기업의 주요 마케팅 전략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노래반주기 및 음원 콘텐츠를 제작하는 TJ미디어(대표 윤재환)와 포털사이트 다음의 '놀방파(cafe.daum.net/nolbangpa)'는 오랫동안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온 대표적인 케이스다. 1993년 PC통신 '하이텔'에서 결성돼 회원수가 13만명에 이르는 '놀방파'는 다음카페의 노래방 마니아 모임. TJ미디어는 놀방파 회원들이 길거리 공연을 할 때마다 일체의 반주기 시설을 무료로 대여해 주고 경품도 제공한다.
대신 놀방파 회원들은 TJ미디어의 신제품을 미리 써보고 품평을 하거나 설문조사에 응한다. TJ미디어는 이달 초 등촌동 사옥으로 놀방파 대표와 회원을 초대해 임원이 직접 나서 제품과 회사를 소개하기도 했다.
TJ미디어 경영기획실의 이동섭 차장은 "설명회에서 놀방파 회원들이 다양한 사항을 회사측에 건의했다"며 "노래방 마니아들의 평가는 매우 날카로워 제품개발에 많은 참고가 된다"고 말했다.
지난 7월 노화방지 드링크 '영진큐텐'을 출시했던 영진약품(대표 김창섭)도 다음카페 '얼짱 주부들의 모임'(cafe.daum.net/me7me)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얼짱 주부들의 모임'은 '얼짱'으로 통하는 30~40대 미시족 350여명이 모인 동호회로 의류,화장품,생활가전 등의 일반인 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다.
영진약품은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영진큐텐 동안(童顔) 모델 선발대회'를 개최했는데 이 동호회 주부들을 추천받아 외모가 어려보이고 젊게 사는 비결 등을 적극 홍보했다. 영진약품 박성일 홍보팀장은 "최근 주부들의 인터넷 이용률이 매우 높아 인터넷의 댓글을 보고 제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현재 주부들이 코엔자임 큐텐 마스크팩을 체험하면서 모니터링을 하도록 하는데 반응이 아주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유아용품 업체인 아가방(대표 구본균)은 프랑스의 유명 유아복 '엘르뿌뽕'을 좋아하는 젊은 엄마들의 모임인 '러브엘르뿌뽕(ellepoupon.cyworld.com)'과,혼다코리아(대표 정우영) 모터사이클 사업부는 투어링바이크 동호회 '골드윙'과 스포츠 패션바이크 클럽 'XZ100' 등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아가방은 러브엘르뿌뽕 회원에게 시즌별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회원 자녀를 제품 카탈로그 모델로 기용하기도 한다. 회원은 제품에 대한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생생한 시장정보를 전달한다. 혼다코리아는 지난 여름 XZ100과 XR100 고객을 대상으로 'X-라이더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본사 직원이 동호회 투어에 직접 참석하고 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