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옵션 올들어 28% 증가...'대박' 임직원 크게 늘었다

정부가 상장기업 임원에 대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요건을 강화키로 결정한 가운데 올해 상장 기업들의 스톡옵션 부여 건수가 작년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증시 호황이 이어지면서 스톡옵션 행사도 대폭 증가,'대박'을 터뜨리는 임직원들이 속출하고 있다. 반면 한 편에선 비판적인 시각을 의식,스톡옵션을 스스로 포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아 대조적이다. ◆스톡옵션 붐 한국경제신문사가 올 들어 지난 11월 말까지 유가 증권 및 코스닥 상장기업의 스톡옵션 부여 건수를 조사한 결과 모두 240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187건)보다 28.3% 늘어난 것이다. 하이닉스반도체가 최근 사외 이사 등 임직원 33명에게 33만4100주,대우증권이 손복조 사장 등 21명에게 40만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한 것을 비롯 유가증권 시장에선 국민은행 외환은행 효성기계 대한전선 등이,코스닥 시장에선 NHN 안철수연구소 주성엔지니어링 등이 임직원에 대한 동기 부여 수단으로 스톡옵션을 활용했다. 상장기업 임직원들의 스톡옵션 행사 건수도 지난해 54건에서 올 들어선 11월 말 현재 91건으로 68.5%나 늘었다. 유례 없는 증시 호황으로 스톡옵션 평가차익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대박' 잇따라 김봉수 키움닷컴증권 대표는 지난 9월 주당 5040원에 취득한 스톡옵션 주식 30만주 가운데 10만주를 주당 1만7348원에 매각,12억원의 시세 차익을 남겼다. 나머지 20만주의 평가차익도 55억원가량에 달한다. 우의제 하이닉스 사장은 지난 7월 주당 5000원에 받은 스톡옵션 주식 27만5000주를 주당 1만9360원에 전량 매각,39억원의 차익을 얻었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과 강정원 국민은행장,김승유 하나은행장 등 은행권 최고경영자(CEO)들도 주가 상승으로 막대한 스톡옵션 평가차익을 내고 있다. ◆정당성 논란도 여전 하지만 스톡옵션 차익의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하다. 경영 성과와 상관 없이 주가가 오른 경우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가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스톡옵션 부여 요건을 '이사회 결의'에서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강화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부 기업들은 이 같은 문제점을 감안,스톡옵션을 스스로 포기하고 있다. 삼성그룹이 그룹 차원에서 스톡옵션제를 폐지한 것이나 우리은행이 황영기 행장 등에 대한 스톡옵션을 철회한 게 대표적 사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스톡옵션이 경영진 '배불리기용'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철저한 성과연동제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