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이 금융사 먹여살린다 .. 1800조 시장으로 급팽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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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순익 20억원.' 산업은행 금융공학팀 34명의 지난해 실적이다.
이 팀은 일반 채권상품과 파생상품을 조합한 '구조화 산금채' 등 히트상품을 개발,700억원 가까운 순익을 기록했다.
국내 은행 1인당 당기순이익(9500만원)의 21배.생산성이 높기로 소문난 외국은행 국내 지점(1억7400만원)보다도 11배나 많다.
금융권의 파생거래는 폭발적이다.
이자율 통화옵션 등 기업과 금융회사의 파생상품 운용을 포함하면 파생거래잔액은 지난 6월 말 현재 1534조원(변석준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연말까지는 1800조원에 달할 것이란 추정이다.
지난 2001년(302조원)보다 6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파생상품은 증권업계의 전유물에서 은행 보험 카드 등 전 금융권으로 빠르게 확산 중이다.
올해 증권사가 내놓은 주가지수연계증권(ELS)만도 11월 말 현재 1819개.여기에 은행들의 주가지수연동정기예금(ELD)과 보험 카드사까지 합하면 금융권에선 하루 평균 10개가 넘는 파생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파생상품 인기의 배경은 '저금리시대'.금융회사들은 고객에게 좀 더 높은 수익률을 돌려주기 위해 옵션 스와프 등 각종 첨단 파생기법을 동원한다.
파생의 영역도 금속 원유 곡물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금융회사들은 파생거래 전문 변호사 등 '금융공학'으로 무장된 전문가 유치에 사운을 걸고 있다.
판매도 잘된다.
우리은행이 지난달 14일 선보인 연 7%대의 고수익이 가능하도록 스와프와 옵션을 교묘히 결합한 'I-Champ 정기예금'은 벌써 세 번째 닮은꼴 상품이 나왔을 정도다.
SC제일은행의 금 연동예금인 '프린시플(Principal)+예금'도 일주일 만에 목표치를 모두 팔았다.
대출시장에서도 파생기법을 동원,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중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제 파생금융상품을 모르면 금융회사 영업은 물론 일반인도 재테크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시대가 온 셈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