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중국 서비스업 진출 '러시'
입력
수정
중국 서비스 시장을 공략하는 한국 기업들이 늘고 있다.
광고에서부터 화랑 할인점 베이커리 주유소 물류 통신 등 다양한 서비스업종 기업들의 대중국 투자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
오는 10일로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4주년을 맞는 중국이 개방 일정에 따라 서비스 시장 개방을 속속 확대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 투자의 80% 이상이 제조업이었던 국내 기업의 대중 투자패턴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셈이다.
◆중국에 최대 규모의 한국 화랑
한국방송광고공사는 9일 베이징 21세기호텔에서 '한국 CF 상영회'를 갖는다.
10일부터 외국기업이 광고업체를 독자로 설립할 수 있게 되는 등 중국 광고시장 개방이 확대되면서 국내 광고업체들의 진출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행사다.
앞서 지난 11월엔 LG애드의 지주회사인 GIIR이 중국 법인인 LG애드차이나를 출범시키는 등 국내 광고업체의 중국 시장 공략이 빨라지고 있다.
10일엔 또 베이징의 지우창예술단지에서 국내 화랑인 아라리오갤러리의 베이징법인이 개관한다.
지난 8월 외국 화랑의 독자법인 설립이 허용된 데 따른 것이다.
아라리오베이징 윤재갑 대표는 "현대미술시장의 흐름이 영국 독일에 이어 중국으로 바뀔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전 세계 화랑과 비평가 컬렉터들의 중국 방문이 크게 늘고 있다"며 "개관과 함께 출품한 작가들의 작품 시장가치가 200억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3개동의 전시건물 면적만 총 2300㎡로 세계 최대 규모 화랑이라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이음'과 표 화랑 등 다른 국내 화랑들도 최근 진출했거나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소매점포 확장경쟁
중국이 WTO 가입 3년을 맞은 지난해 말 전면 개방된 소매유통 시장에선 이마트의 점포 확장이 눈길을 끈다.
지난달 톈진에서 개장한 이마트 중국 4호점에서 만난 정용진 신세계 부사장은 "5호점을 톈진에서 내년 1월에 열 예정"이라며 "2012년까지 중국점포를 50개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식 서비스업에선 프랜차이즈 시장이 올해 초 개방되면서 국내기업 진출이 활기를 띠고 있다.
국내에서 160여개 커피전문점을 운영 중인 이디야는 지난 9월 베이징에 중국 1호점을 낸 데 이어 향후 5년 내 500개로 점포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외식업에 진출한 CJ는 2013년까지 1300개의 베이커리 체인점과 1000개의 국수전문점을 낼 계획이다.
CJ는 또 베이징에 미디어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중국 내 영화관 부지 확보에 나서는 등 엔터테인먼트 시장에도 뛰어들 태세다.
SK그룹은 중국에서 통신 인터넷 주유소 병원 등의 서비스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 6월 중국에서 싸이월드 서비스를 개시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인수한 비아텍을 통해 인터넷포털서비스를 제공 중이며,합작법인인 유니스크를 통해서는 무선인터넷시장을 공략 중이다.
특히 SK네트웍스는 지난 9월 상하이에서 경정비서비스 스피드메이트를 시작한 데 이어 선양과 단둥에 복합주유소를 설립할 예정이다.
장거리 버스터미널 운영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작년부터 베이징에 한·중 합작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장규 베이징사무소장은 "서비스 투자는 산업공동화 우려가 없다"며 "우리도 제조업 일변도의 대중국 투자흐름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