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DDA 타결 발벗고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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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충영
광범위한 무역자유화를 통해 세계경제를 한 지붕 아래 운행시키려는 세계무역기구(WTO)의 DDA 다자간 무역협상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오는 13일부터 홍콩에서는 DDA협상 종결 시한인 2006년 말을 목표로 WTO 6차 각료회의가 개최된다.
DDA협상은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이후 농업,비농산물,서비스,무역규범 분야에서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더욱 감축하거나 철폐해 사실상 전 분야에서 지구촌 무역자유화의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148개 회원국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번 각료회의는 2003년 9월 멕시코 칸쿤에서의 제5차 각료회의가 선·후진국 간 입장차이와 반세계화 시위로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난 이후 2년이 넘어서야 어렵사리 재개되는 셈이다.
칸쿤 WTO 각료회의 결렬 이후 그동안 30여개의 주요국가들이 참여하는 수차례의 소규모 각료회의를 통해 DDA 협상의 기본골격에는 부분적으로 이미 합의를 보았다.
우선 농업에서 관세율을 구간별로 설정해 높은 관세는 더욱 많이 감축하고,무역을 왜곡시키는 농업 보조금 총액을 감축하도록 하는 원칙에 합의했으며,개도국 배려의 DDA 정신에 따라 개도국에만 농업에서 특별품목을 인정해 개방에 대한 추가적 신축성을 부여하기로 했다.
공산물,수산품,임산물을 포괄하는 비농산물에 대한 시장접근을 높이기 위해 관세율이 높을수록 감축 폭이 더욱 큰 이른바 비선형 감축방식을 채택한다는 원칙에도 합의했다.
비록 그동안 기본골격 합의에는 미흡하지만 교육,의료,법률,음반,건설,유통,해운,통신 분야 등 서비스 산업에서도 상업적으로 의미 있고 실질적인 시장접근 확대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반덤핑,보조금,무역원활화 등 무역규범분야에서도 개방화의 의미 있는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 합의하고 있다.
칸쿤 각료회의에서 개도국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쳤던 '싱가포르 이슈'가운데 투자,경쟁정책,정부조달 투명성은 협상의제에서 제외되고 무역원활화에 대한 의제는 남아 있다.
2002년 1월부터 진행된 DDA 협상이 그동안 소강상태에 있었던 근본이유는 농산물 시장 접근문제에서 주요 회원국 간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미국 브라질 인도 호주 등이 유럽연합(EU)에 농산물 시장 접근 분야에서 의미 있는 추가개방을 요구했다.
최근 EU는 추가적 양보를 제시하면서 농산물 국내보조 및 수출 경쟁분야에서 규율강화와 여타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무자원국으로 사상 처음 무역 실적 5000억달러를 달성해 세계적 통상대국으로 변모한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다자간 무역자유화 확대와 심화야말로 바로 우리경제의 살길이기도 하다.
예컨대 만약 일괄 선형방식으로 전 세계 관세율이 50% 인하될 경우 우리나라의 실질 GDP는 0.83%까지 추가로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결과도 있다.
우리는 UR에서 DDA로 무역자유화의 폭이 넓어지고 깊어가는 시대적 조류에 부응해 무국경 지구촌 경제시대에 전 산업의 수출산업화라는 발전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농업의 구조조정 계획을 확실히 세우고 제조업에 이어 국내 서비스 산업을 새로운 성장과 수출의 출처로 재조명해야 한다.
우리는 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DDA 협상 종결을 촉구하는 APEC 정상 특별성명을 주도해 투명하고 개방화되어가는 한국경제의 이미지를 APEC 회원국들에 각인시켰다.
이러한 여세를 몰아 통상대국으로서 DDA 협상의 타결에도 발벗고 나서야 한다.
농업과 서비스 산업이 본격 개방에 포함되기 때문에 명실상부한 범부처적 차원에서 대응태세를 갖춰 국내 전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 길이 우리경제의 효율성을 높이고 21세기에 우리가 당당히 살아남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