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강남 집값 잔뜩 움츠렸다..이달들어 6000만원 안팎 하락

연말 강남권 집값의 하향 안정세가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올 최저 수준이었던 '8·31 부동산 종합대책' 직후 시세까지는 내려가지 않았지만 단지별로 호가를 수천만원씩 낮춘 매물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장에서는 매수세가 없다는 점에서 추가 하락도 예상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약세는 최근 반등세를 선도했던 개포 주공 등 재건축 단지들의 용적률 상향 등이 사실상 어려워지고 종합부동산세 강화 법안의 국회 통과 임박 등으로 투자 심리가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또 내년에는 도곡 렉슬 등 입주 예정 물량도 많아 강남권 집값은 내년 초까지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강남 집값 안정세 뚜렷


집값 하락세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강남구 개포주공 저층 1∼4단지와 송파구 가락시영 1,2차다.

재건축 기대로 크게 올랐던 이 곳은 용적률 상향 등이 힘들어지면서 실망 매물이 증가하는 추세다.


개포주공 1단지 17평형은 얼마 전만 해도 호가가 최고 10억원까지 갔었지만 현재는 9억4000만∼9억6000만원 선으로 떨어졌다.


개포동 에이스공인 관계자는 "용적률 상향이 어려워진 것이 가장 큰 악재"라며 "매물장에 등록되는 매물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가락시영 1차 17평형도 8·31대책 직후 5억4000만∼5억7000만원까지 떨어졌던 호가가 재건축 기대를 타고 6억7000만~6억8000만원까지 가파르게 반등했었지만 지난주부터는 6억원대 초반으로 다시 내렸다.


대치동에서도 호가 하락세가 엿보이고 있다.


은마 31평형은 호가 7억7000만∼7억9000만원이었던 것이 최근에는 7억5000만원 선으로 내렸다.



◆약세 상당기간 이어질듯


중개업소들은 강남권 집값 약세가 적어도 내년 초까지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재건축 재료의 약발을 받기가 힘들어진 데다 종부세 강화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의 영향이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치동 대성공인 관계자는 "종부세 관련 법안들의 국회 통과가 완료되면 정부의 강력한 '집값 잡기' 의지가 다시 확인되면서 다주택자들을 중심으로 매물이 나올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도곡 렉슬(3002가구)을 비롯 청담·도곡 지구의 역삼 푸르지오(738가구) 역삼 e편한세상(840가구) 등의 입주가 연말에서 내년 초까지 집중돼 있다는 점도 하향 안정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