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다산금융상] 시중은행 금상 : 하나은행‥자산운용 넘버원 부상

이달 초 하나금융그룹으로 출발한 하나은행은 모체인 한국투자금융에서 1991년 은행으로 전환한 후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1998년 외환위기 때 충청은행을 인수했고 이듬해에는 보람은행을 흡수합병,주요 시중은행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2002년에는 서울은행을 합병함으로써 은행권 '빅4'에 합류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올 상반기에는 대한투자증권을 인수,국내 자산운용시장 1위로 올라서는 한편 전국 670여개의 판매채널을 확보하면서 명실공히 국내 금융산업을 리드하는 금융그룹의 반열에 올랐다. 하나은행의 경쟁력은 성공적인 인수합병(M&A) 경험,철저한 리스크 매니지먼트,그리고 한발 앞서 고객의 니즈에 맞는 금융서비스 제공 등 3가지로 요약된다. 하나은행이 M&A를 통해 초고속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성공적인 PMI(post merger intergration:인수 후 통합작업)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서로 다른 조직 간의 내부갈등 요소를 사전에 파악,이를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물리적 결합을 화학적 통합으로 승화시켜 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 결과 국내 금융시장의 부침에도 불구하고 하나은행은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지난 34년 동안 연속 흑자경영과 배당을 실시하는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하나은행은 여타 은행보다 한발 앞서 1990년대 중반부터 선진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외환위기 이후 대형 은행들이 위기로 내몰린 데 반해 하나은행이 M&A를 통한 확장 경영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한발 앞선 리스크 관리 덕분이었다. 지난 9월 말 현재 하나은행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1.07%로 국내 은행권 최저 수준이다. 하나은행은 이와 함께 국내 처음으로 부유층 고객을 상대로 하는 PB제도를 시행했다. 모든 고객에게 일괄서비스를 제공하던 국내 금융업계의 관행에서 벗어나 고객별 맞춤서비스를 선도적으로 제공한 것. PB영업의 종주은행으로서 현재 200여명의 전문 PB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설립 50주년이 되는 2009년까지 자산,자기자본,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100대 은행에 진입해 세계 수준의 초우량 금융기관으로 거듭나는 장기전략을 마련했다. 지난 3월 취임한 김종열 행장은 분권형 리더십,행동하는 리더십,벽없는 조직,현장중시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취임 직후 각 사업본부의 자율 경영권을 강화했으며 전결 규정을 개정,대부분의 권한을 하부로 이양했다. 또 일선 지점에 인력이 부족할 경우 3일 내에 인력을 보충해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도록 하는 등 영업점 우선정책을 내걸고 있다. 뿐만 아니라 김 행장은 직원들의 자발적 지원으로 선발된 '혁신 개척자'들과 정기적인 미팅을 통해 은행경영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내고 있다.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