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리 "국민연금 내년 반드시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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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총리가 29일 국민연금의 개혁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 제도는 처음부터 국민을 속이면서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1988년 제도 시작 당시 정부의 고의적인 사기로 인해 국민연금이 총체적 부실에 빠지게 됐다는 뜻으로 해석돼 논란이 예상된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방영된 KTV의 '이해찬 총리와의 대화'를 통해 "제도 시작 당시 (정부가) 소득의 3%만 내면 20년 이후에는 자기가 벌고 있는 소득의 70%를 연금으로 주겠다고 했다"며 "정책을 도입할 때 국민들한테 허위로 한 것이 잘못"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리는 지난 4월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국민연금법 개정을 올해 못하면 갈수록 어려워져서 시한폭탄처럼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총리는 "(이대로 두면) 국민연금은 2040년쯤 가면 완전히 파탄나게 돼 있다"며 "내년에 반드시 국민연금법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치적으로 다루면 안되고 순수하게 우리 사회의 복지제도나 안전망 차원으로 개혁하지 않으면 갈수록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또 사회양극화 문제 해소를 위한 세금 부담 증가의 가능성에 대해 "복지비용을 쓸 재원이 사실 없다"며 "중장기 조세개혁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금을 내기로 해놓고 조세감면으로 세금을 안 내는 돈이 20조원 가까이 된다"며 "실효성이 없어진 조세감면은 중단하거나 감면액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돈을 많이 버는데도 세금을 탈루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아예 소득세를 전혀 안 내는 사람이 절반"이라고 지적한 뒤 "세금은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골고루 적게 내도록 하는 것이 좋은 것"이라며 세제 개혁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남북정상회담의 내년 중 개최 가능성과 관련,이 총리는 "정부는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준비를 해놓고 있다"며 "김정일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하든,제3의 장소에서 하길 원하든 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나 응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현재 북한의 입장이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면서도 내부적인 입장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인내를 가지고 북한을 설득하고 미국과 대화를 통해 좀더 여건이 성숙돼야 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총리는 최근 시위 참석 후 농민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시위문화 개선을 위해서 정부 시민단체 농민·노동단체 등이 함께 노력하는 공동기구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리가 출연한 KTV 프로그램은 지난 26일 사전 녹화됐으며 이날 오후 3시에 방영됐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