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영토를 넓히자] 올 해외투자 150억弗 '사상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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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의 2배…인도ㆍ동유럽 등 투자지역 다변화
국내 주요 기업들이 올해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해외 투자로 경제영토 넓히기에 나선다.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공세이자 중국을 비롯한 경쟁국 기업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숨가쁜 응전이다. 경제영토 넓히기의 선두에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빅3가 선다.
삼성전자는 미국,현대자동차는 중국과 인도,LG그룹은 폴란드로 각각 진군한다.
종합상사들은 중동과 아프리카,동남아시아 등을 무대로 자원영토 확장에 나선다. 건설사들도 해외시장을 더욱 넓혀 지난 1980년대 초 중동 특수를 넘어서는 130억달러를 수주한다는 목표를 세운 가운데 사상 최대인 140억달러 이상도 넘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는 국내 기업들이 그동안 축적한 글로벌 경쟁력을 발판으로 명실상부한 세계경영에 돌입하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경제신문이 국내 주요 기업(공기업 포함)을 대상으로 조사한 '2006년 해외투자계획'에 따르면 해외 직접투자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넘어서 최대 1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 LG 현대차 등 10대 그룹의 해외 직접투자액만 100억∼11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여기에다 공기업과 중소기업(통상 전체 해외 투자 중 30% 정도 차지)까지 합치면 올해 해외 투자 규모는 최대 15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상 최대의 해외 투자가 이뤄졌던 지난해(87억달러 추산)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투자지역도 다변화돼 중국 인도 외에 폴란드 헝가리 체코 등 동유럽이 신흥 투자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으며 베트남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등에 대한 투자도 늘고 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중 개별 기업 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30억달러를 들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반도체 공장을 새로 짓는다.
현대차그룹도 올해 '400만대 생산 시대'를 열기 위해 미국 체코 중국 인도 슬로바키아 등지에 추가로 생산기지를 건설하거나 가동에 들어간다.
현대차그룹의 올해 해외 투자액은 30억달러를 넘어선다.
LG전자와 LG필립스LCD는 동유럽의 폴란드에 나란히 진출,유럽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삼는다.
SK그룹은 해외 에너지 개발과 정보기술 수출을 위해 올해를 해외시장 확장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포스코는 인도 북동부 자가싱푸르 지역에 연산 12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건설키로 하고 2010년까지 1단계 사업비로만 37억달러를 투입한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등 건설업체들도 쏟아지는 오일달러를 쓸어담기 위해 중동시장을 누비고 있다.
일감이 밀리는 반면 건설 인력은 모자라 수익성이 높은 사업만 선별 수주할 정도로 특수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본부장은 "기업들이 해외 생산기지 확충에 나서는 것은 주력 시장에 직접 침투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라며 "기업들의 경제영토 넓히기는 갈수록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일훈·이태명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