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장 릴레이 기고/2006년의 과제] 동북아 금융허브 초석 다지자

정해왕 금년중 우리나라 경제는 5% 안팎의 경제성장,3% 정도의 물가상승,그리고 150억달러에 이르는 경상수지 흑자 등 거시경제지표는 모두 비교적 양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그동안 기대에 못 미쳤던 기업의 설비투자 및 일자리 창출은 금년에도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 같다. 더욱이 약화된 금융중개기능은 산업활동에 활기를 불어넣기는커녕 오히려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금융부문이 지금까지와는 달리 산업부문의 자금조달창구 기능에서 벗어나 우리 경제의 장기성장동력을 발굴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실물경제의 회복이 미흡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 등 금융회사들은 사상 최대의 이익으로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는 등 수익성과 안정성이 모두 크게 호전됐다. 그러나 그 내용을 살펴보면 가계대출이 대폭 확대된 반면 중소기업 대출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어 금융부문 고유의 기업에 대한 자금중개기능이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년에는 기업, 특히 국민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금융중개기능을 강화할 필요성이 크다. 이를 위해서는 위험분담(risk sharing) 수단이 확충돼야 하는데 금융회사와 대기업이 공동으로 중소기업대출 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이 하나의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 지원금융에 대해 전반적인 발상 전환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중소기업 지원정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신용보증체계를 개선해 신용보증과 관련한 도덕적 해이 현상을 해소하는 동시에 지원대상을 일반중소기업에서 장래 고성장 및 고수익이 예상되는 혁신주도형 중소기업 위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량 벤처캐피털이나 혁신중소기업에 대한 투자전용펀드 등에 정부출자를 늘리는 한편 금융회사와 대기업도 사모주식펀드(Private Equity Fund) 등을 설립해 이들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를 확대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기업 특히 중소기업에 대한 여신확대와 아울러 향후 M&A시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국내자본 육성 또한 금년도 금융부문의 시급한 과제중 하나라 생각된다. 외환위기 이후 공적자금 투입 등을 통해 정상화된 기업과 금융회사들 가운데 상당수가 올해중 M&A시장에 매물로 나올 예정이다. 이를 위해 동종기업 등이 전략적 투자자로서 인수주체가 될 경우 출자총액제한 규제 등을 완화하는 한편,연기금 등도 재무적 투자자로서 M&A시장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실적평가 장기화 등 관련 규정을 정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리라 판단된다. 금년도 우리나라 금융부문에서는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새로이 도입된 퇴직연금제도 등으로 특히 자산운용시장이 크게 확대되리라 생각된다. 금융선진화를 위한 동북아 금융허브 육성에서도 자산운용부문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자산운용산업의 선진화 필요성이 높다고 하겠다. 자산운용시장 전반의 수요기반 강화를 위해서는 파생금융상품 등 신종금융상품의 개발을 활성화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 및 교육을 강화하고 자산운용사의 투명성과 지배구조 개선 등을 통해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이상의 금융부문 과제들이 잘 해결되면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기틀이 튼튼히 다져질 것이다. 정부,기업,국민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국내 금융부문 선진화에 일익을 담당하는 희망찬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