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스팸 잡는 '덫' 놓는다 .. 정통부, 트랩 시스템 개발
입력
수정
'연예인 알몸 동영상','최신형 MP3폰 무료 증정','국내 최저 금리 대출'….이 같은 내용의 휴대폰 스팸이 갈수록 늘고 있는 가운데 스팸을 자동으로 잡아내는 '덫'이 개발됐다.
정보통신부는 26일 휴대폰에 무작위로 발송하는 스팸을 줄이기 위해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과 공동으로 '휴대폰 스팸트랩 시스템'을 개발,가동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스팸트랩은 KISA가 이동통신 3사의 지원을 받아 실제로 개통한 1000개의 휴대폰을 스팸을 잡아내는 '덫(trap)'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1000개의 휴대폰 번호는 일반 가입자에게 무작위로 뿌려지는 대량 음성 및 문자 메시지를 스팸으로 잡아낸다.
이 덫에 스팸이 걸리면 KISA는 발신자를 추적해 번호 정지,수사 의뢰 등의 조치를 취한다.
한두 번 벨을 울린 뒤 수신번호만 남기고 끊는 '원링'(One Ring) 같은 스팸이나 인터넷 주소를 남겨 놓는 방식의 문자메시지 스팸도 즉각 추적할 수 있다.
정통부는 한 달 동안 스팸트랩을 시범 운영한 결과 휴대폰 가입자들이 받는 스팸메일의 대부분을 받아보고 추적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임재명 KISA 스팸대응팀장은 "이동통신 3사의 협조를 받아 덫으로 사용할 휴대폰 번호를 더 늘릴 계획"이라며 "스팸트랩을 연중 무휴로 24시간 운영하기 때문에 휴대폰 스팸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KISA에 신고된 휴대폰 스팸메일은 모두 38만7042건으로 2004년의 32만6328건에 비해 7만건 이상 늘어났다.
KISA는 신고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휴대폰 스팸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