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세컨드 하우스‥차상란 <가람감정평가법인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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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란
현대인의 삶은 여러 가지로 조명할 수 있겠지만 일단 평범한 도시 직장인의 생활부터 살펴보자.5분만 더 자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고 시간 맞춰 지옥 같은 교통체증을 뚫고 시커먼 매연을 마시며 일터로 나가야 하는 바쁜 출근길은 빼놓을 수도 거를 수도 없는 일상이다.
서울의 경우 수돗물을 정수기에 거르지 않고 마신다는 건 생각해 보기 어렵고,봄이면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로 인한 주의 경보와 간혹 오존층 파괴 경보도 접하게 된다.
직업상 제주도에 자주 다니는데 공항에 내려 야자수의 이국적 느낌과 탁 트인 바다를 보는 순간 서울에서 가진 복잡한 생각이 사라지곤 한다.
서귀포행 리무진에 몸을 실으면 창 밖으로 한라산 봉우리와 서부관광도로 옆 억새가 눈 앞 가득 펼쳐진다.
몇 개의 오름과 멀리 산방산과 송악산을 거쳐 범섬 섶섬과 숲섬을 지나노라면 문득 '삶의 질'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제주도엔 일년 내내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동시에 공존한다고 한다.
실제 한라산 꼭대기에 흰 눈이 쌓여 있을 때 바닷가엔 유채꽃이 핀다.
뿐이랴.곳곳에 절경과 천혜의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보물창고이기도 하다.
특히 한라산 남쪽은 풍수지리상 주거의 기본조건이라 할 수 있는 남향과 완경사를 갖춘 최상의 주거 입지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것은 우리나라에 몇 안 되는 청정도시,생태도시로 물과 공기가 좋다는 점이다.
제주도는 2002년 '제주 국제자유도시 특별법' 제정 이후 2005년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됐다.
현재는 '제주도 행정체제 등에 관한 특별법'이 공포돼 오는 7월부터 제주시와 서귀포시로 통합되고,교육 경찰 핵심산업의 특례를 인정하는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정부는 전 국토의 균형발전 이념과 지방자치의 활성화를 위해 우리 국토를 '6+1'형태로 선언했고 '+1'의 의미는 제주도를 입법 행정 경제적 측면에서 특별한 지역으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데 만일 바다 위 또는 바다가 보이는 멋진 장소에 세컨드 하우스를 마련한다고 연상해 보자.생각만 해도 즐거울 것이다.
도시 직장인에겐 찌든 공기,오염된 물,교통체증으로 인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맑은 공기,삼다수,전지역 30분 내의 생활권과 등산 골프 승마 스쿠버다이빙이 상시 가능한 생활을 1년 중 단 며칠만이라도 누린다면 그야말로 삶의 활력소가 될 것이다.
나만의 공간으로 활용하기보다 동창회 반상회 친목회와 의논해 윗집 아랫집 식구들이 공용하는 방식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는 삶의 질을 높이는 작은 실천방법이기도 하니 희망컨대 이웃들과 함께 사용하는 휴양지의 집이라면 1가구2주택 양도소득세 특례조항으로 인정해줄 방법은 없을지 감히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