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포항 제조업체서 분사한 벤처들 "엄마젖 뗐어요"

울산·포항지역 제조업체의 사내벤처들이 두드러진 매출신장세를 기록하는 등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한국통신 데이콤 등 정보통신업체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사내벤처제도가 2000년대 초반부터 제조업체에도 확산됐는데 이제 그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울산 삼성석유화학 분사기업인 메츠(대표 이중희)는 분사 6년 만에 매출 200억원 규모의 플랜트 전문회사로 성장했다. 분사 당시 매출 규모는 60억원이었다. 직원도 40명에서 86명으로 두 배로 늘었다. 2000년 삼성석유화학의 설비 유지 보수 업무를 분리해 독립한 메츠는 인도네시아 석유화학회사인 PT-AMI 등 해외 유수의 석유화학 공장에 인력과 기술을 수출할 정도로 업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이 회사의 노영주 상무(46)는 "분사 후 일정 기간 작업물량을 대준 모기업의 도움이 일차적인 힘이 됐지만 그 후에는 해외시장 개척 등 자체 노력을 기울인 덕분에 이 같은 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2001년 사내벤처 및 분사제도를 도입한 포스코는 지금까지 14개의 사내 벤처기업을 탄생시켜 이중 8개 기업이 분사했다. 올 들어서만 롤가공과 정비를 담당하는 ㈜롤앤롤과 포롤텍,스테인리스 마무리 부문의 화인텍 등 3개 기업이 분사했다. 포스코 사내벤처 2호로 2004년 독립한 에스코 프로(대표 이상수)는 분사 1년여 만에 에너지절약 사업분야의 컨설팅 및 설비투자 전문업체로 성장,매출 50억원을 올리고 있다. 2003년 포스코 직원 및 가족들을 대상으로 여행 결혼 장례 등의 생활 문화 서비스를 제공해온 CS365(대표 이원장)는 2년여 만에 매출 70억원의 기업복리후생 서비스 전문업체로 변신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사내벤처 채택률이 20%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지원자 수는 해마다 크게 늘고 있지만 회사에서 지원하는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큰첨단 신산업이 아니면 후보에도 들지 못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에서 냉열기 사업부문을 떼내 2002년 분사한 현대공조(대표 남기욱)는 3년여 만에 연매출 100억원의 냉난방 공조설비 전문업체로 성장했다. 이 밖에 정보통신설비 전문업체인 하이컴과 현대조경개발 등도 현대중공업에서 떨어져 나와 자립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 회사는 분사기업에 최대 5년간 물량보장과 현금결제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정환기 현대중공업 경영기획부 차장은 "모기업과의 상생적 협력관계가 강하고 실패할 확률이 적어 앞으로 모든 제조업종에 걸쳐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